[인터뷰] ‘오늘의 연애’ 문채원 “한때 연애 두려워했다”

입력 2015-02-09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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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채원은 극 중 대사였던 ‘벽으로 밀치는 남자’와 ‘지켜주는 남자’ 중 후자를 선택했다. 이유를 묻자 “그가 계속 지켜주진 않을 거니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영화 ‘오늘의 연애’는 배우 문채원에게 봄처럼 다가왔다. 그의 마음에도 따스한 바람이 불고 새싹이 돋았다. 잠들어 있던 연애세포가 하나둘 깨어났다.

“예전에는 연애가 두려웠어요. 하고 싶다는 생각도 별로 없었죠. 그런 시기에 ‘오늘의 연애’를 만났어요. 영화 덕분에 예전의 풋풋했던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더라고요.”

18년지기 친구 현우와 준수를 중심으로 ‘썸’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오늘의 연애’. 문채원이 연기한 현우는 준수(이승기)뿐 아니라 유부남 동진(이서진) 그리고 연하남 효봉(정준영)과도 ‘썸’을 탄다.

극이 아닌 실제 문채원은 ‘여지녀’와 ‘철벽녀’ 중 어느 타입에 가까울까. 그는 “여지를 주는 스타일은 아닌데 이건 상대방의 말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나는 ‘철벽’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뭐야, 네가 어디서 쿨했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더불어 이상형으로는 준수 동진 효봉 중에서 준수를 으뜸으로 꼽았다.

“제일 지질해보이지만 가장 소탈하고 남자다워요. 그리고 은근히 우직한 스타일이잖아요. 초등학교 교사라는 준수한 직업도 가졌고 성격도 유머러스하고요. 동진은 이기적이에요. 상대보다 자기 자신을 더 신경 쓰는 사람이라 사랑할 여유도 없는 남자죠. 효봉이요?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나는 누나라고 안 할래’라고 하는 연하남은 싫어요. 아무리 잘생겼어도 언짢을 것 같아요. 그냥 얼라(아이) 같은 거죠.(웃음)”

문채원의 말대로 준수는 외모도 직업도 훈훈하다. 그러나 매 연애마다 100일도 채 되기 전에 차인다. 그 와중에도 18년 동안 현우를 짝사랑한 ‘요상한 순정남’이다.

“8년은 몰라도 18년이나 혼자 마음을 키우는 건 비현실적이지 않나요? 만약 서로 사랑했고 마음을 주고받은 사이라면 오래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른 연애를 하면서도 못 잊고 그 사람이 남아있는 거죠.”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토록 비현실적인 소재가 공감을 얻은 데에는 박진표 감독의 힘이 컸다. 문채원은 “박 감독은 전작 ‘너는 내 운명’처럼 없는 이야기를 정말 있을 것 같은 같이 풀어내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별 통보를 받은 후 샤워기에 물을 맞으며 비참해하다가 춤추는 장면이 있다”며 “시나리오를 볼 때는 이해할 수 없었는데 찍다가 공감했다. 슬픔을 즐겁게 승화하려는 게 현실적이더라”고 덧붙였다.

다시 만난 이승기와의 호흡도 나무랄 데 없었다. 문채원과 이승기는 2009년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 이후 6년 만에 손을 잡았다. 드라마 속 짝사랑 상대 이승기는 6년 사이 ‘노예 친구’ 강준수로 돌아왔다.

“역전된 관계가 재밌더라고요. 드라마에서는 후반으로 갈수록 엄마 역인 김미숙 선생님과의 신이 더 많았어요. 그래서 이승기와 그 정도 멜로밖에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죠. 이번에는 애정을 챙겨주고 받는 과정이 있어서 즐거웠어요.”

문채원은 “이승기와 참 좋은 연”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수많은 배우 중에서 그와 다시 연기했다는 건 우리가 잘 맞아 보였기 때문일 것”이라며 미소지었다.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비단 이승기만이 아니다. 문채원은 드라마․영화 팬들 사이에서 ‘케미 여신’으로 통한다. 그는 문근영과 드라마 ‘바람의 화원’에서 동성을 초월해 로맨스를 연기하기도 했다.

자신의 장점을 잘 알아서일까. 지난해 12월에 개봉한 ‘민우씨 오는 날’과 이번 ‘오늘의 연애’ 그리고 하반기 개봉 예정인 ‘그날의 분위기’ 모두 멜로를 기반으로 한 작품을 선택했다.

“멜로만 선호하는 건 아니에요. 스릴러나 드라마적인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잘 못 만나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그래도 멜로는 여자가 희노애락과 감정선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장르잖아요. 다만 언젠가부터 드라마틱한 인물보다 평범한 요소가 많은 인물을 연기하는 게 더 어렵다는 생각을 했어요. 밋밋해 보일 수는 있지만 제 감정 선을 쪼개고 연기 폭을 넓힐 수 있겠다 싶었죠. 지금은 그렇게 도전해 보려고요.”

거듭 도전하며 누구보다 바쁜 삶을 살고 있는 문채원. 마지막으로 그는 “올해는 서른답게 많은 것을 흡수할 수 있을 만큼 덕이 쌓이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성이든 동성이든 덕이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고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목표를 전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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