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변무림 “필드 대신 벨로드롬…경륜은 내 운명”

입력 2015-02-1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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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날갯짓이 폭풍우를 유발할 수 있다는 ‘나비효과’ 이론은 인생에도 적용될 수 있다. 프로골퍼를 꿈꾸던 변무림이 체력단련을 위해 선택한 사이클에 빠져 결국 프로 경륜선수로 전향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골퍼에서 경륜선수로 변무림

프로골퍼 데뷔 준비 중 사이클에 빠져
부족한 주행 기술…선행 전술로 극복

“바뀐 기어배수 상한제 대비 훈련 성과
올시즌 안에 특선급 승급하는게 목표”

변무림(29)의 원래 꿈은 미 PGA 무대를 지배하는 골퍼였다. 원통고(강원도 인제군)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그는 ‘제2의 최경주’를 꿈꾸며 샷을 연마했다. 하지만 프로 진입의 벽은 높았다. 테스트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신 후 입대를 했다. 전역 후 서울로 온 그는 생계를 위해 골프 티칭프로로 활동하며 프로 무대 재도전을 준비했다. 그랬던 변무림이 현재 필드가 아닌 벨로드롬을 누비고 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경륜선수로 변신한 계기는.

“체력단련을 위해 시작한 도로 사이클에 푹 빠져버렸다. 정적인 골프보다 역동적인 사이클이 나랑 더 잘 맞았다. 좋아하는 자전거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경륜을 알게 돼 도전하게 됐다. 고향인 강원도 인제군에서 6개월간 맹훈련을 해 2012년 20기 경륜선수 후보생 모집에 합격했다.”


-‘제2의 조봉철’로 불린다.

“비선수 출신에 선행이 주무기라는 공통점 때문에 붙은 별명 같다. 경륜훈련원을 졸업할 때 동기 30명 중 25등일 만큼 성적이 안 좋았다. 전문적으로 자전거를 배운 적이 없어 주행기술이 처진 탓이다. 믿을 건 체력 뿐, 그래서 무조건 앞서 달리는 선행에 주력하게 됐다. 다행히 전략이 잘 먹혔다. 2013년 11월 데뷔하자마자 5연승으로 특별승급해 지난해부터 우수급에서 뛰고 있다.”


-이름이 무협소설 주인공을 연상시킨다.

“부모님이 지어주셨다. 키 181cm에 몸무게 103kg인 체격과 이름이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경륜도 경쟁이 펼쳐지는 무림인만큼, 절대고수가 되고 싶다.”


-가족 관계는.

“인제에서 자동차 정비공장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여동생이 있다. 처음 경륜선수를 한다고 했을 때 위험하다며 반대하던 부모님이 지금은 경기 동영상을 챙겨보고 격려를 해주실 만큼 최고의 후원자가 됐다. 아직 여자친구는 없는데 특선급에 올라가기 전까진 운동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올 시즌 초반 5경기에서 삼연대율 100%일 만큼 출발이 좋다.

“변경된 5주회 방식과 기어배수 상한제를 대비한 훈련을 한 달 이상 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훈련이든 실전이든 늘 배운다는 자세로 임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는.

“지난 해 11월22일 광명경주다. 선행으로 치고나와 후미 선수들을 한 바퀴 이상 따돌리고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온 몸이 짜릿짜릿할 만큼 통쾌했다.”


-자신의 장단점과 즐기는 음식은.

“완급조절과 지구력은 자신 있지만 스타트와 순발력이 약하다. 나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믿기 때문에 차근차근 경험을 쌓으면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 기력 보강에 도움이 되는 염소탕을 즐겨 먹는다.”


-앞으로 목표는.

“성실과 최선이 좌우명이다. 올 시즌 특선급에 승급해 10년 정도 유지하고 싶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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