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 분데스리가] 류승우 “민첩성과 속도로 승부한다”

입력 2015-02-1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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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2부리그 브라운슈바이크에서 뛰고 있는 류승우는 최근 10경기 연속 출전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류승우가 9일(한국시간) 브라운슈바이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며 밝게 미소 짓고 있다. 브라운슈바이크(독일)|박종민 통신원

브라운슈바이크 임대 후 13경기 4골 활약
“피지컬 강한 선수들 많아 힘 싸움은 무리”
빠른 현지 적응 위해 독일어 과외도 시작

인구 25만명의 독일 소도시 브라운슈바이크. 조용한 이곳이 갑작스레 떠들썩해지는 시간이 있다. 연고팀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2부리그)의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다. 이 곳에선 한국선수가 고군분투 중이다. 류승우(22)다.

류승우는 201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레버쿠젠에 입단한 뒤 브라운슈바이크로 임대됐다. 조짐이 좋다. 13경기 4골을 기록하며 연착륙하고 있다.

9일(한국시간) 카이저슬라우테른과의 20라운드 홈경기가 끝난 뒤 시내의 한 카페에서 류승우와 마주할 기회가 있었다. 최근의 긍정적 기류 때문일까.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선 강한 자신감이 읽혔다. “독일에는 워낙 신체적으로 강한 선수들이 많아 함께 힘으로 맞받아치면 오히려 무리가 오더라. 차라리 민첩성과 속도로 승부해야 한다. 다행히 천천히 잘 적응하고 있다.”

류승우는 시즌 초반만 해도 부진했다. 전력에서도 완전히 배제됐다. 스스로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라고 할 정도로 우울한 나날들이었다. 그래도 노력했다. 포기하지 않고 땀을 흘렸다. “팀 공식 훈련 후에도 집중적으로 개인운동을 하며 어떻게 장점을 살릴까 궁리하고 연구했다.”

땀은 배신하는 법이 없다. 노력 끝에 류승우는 다시 출전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었고, 알렌과의 12라운드 홈경기에서 마침내 첫 골을 터뜨렸다. 이 때부터 10경기 연속 출전 중이다.

빠른 적응을 위한 어학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레버쿠젠에선 통역 직원과 함께 생활하며 도움을 받았지만, 얼마 전부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언어 홀로서기’다. “이곳에 오래 있으려면 독일어를 어느 정도 제대로 구사해야 한다. 당장 독일어 과외를 시작했다.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미래를 위해서 이 정도 어려움은 극복해야 한다.”

류승우는 자신을 낮췄다. ‘거품 낀 선수’라는 것이다. 제대로 보여준 것도 없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는 의미다. “K리그에서도 나보다 훨씬 잘하는 선수들도 기회를 잘 못 잡는데, 난 운이 좋았다. U-20 월드컵에서 골을 넣어 독일에 오게 됐지만, 아직 증명한 건 거의 없다. 아직 좋은 선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유망주’가 아닌, ‘진짜 선수’로 기억될 순간을 꿈꾸며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매는 류승우의 표정은 아주 진지하기만 했다.

브라운슈바이크(독일)|박종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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