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마이어스를 배우고 터너를 넘어라

입력 2015-02-1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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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스포츠동아DB

■ 드디어 피츠버그 입성, 강정호 본격 주전경쟁


벤치서 시작…주전은 수비에 달려
지난해 신인왕 마이어스 ‘타산지석’
기회 주어질 때마다 실력 증명해야

KBO 출신 야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강정호(28)가 본격적인 주전 경쟁에 돌입한다. 그가 속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최근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더욱 험난한 페넌트레이스를 치를 전망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밀워키 브루어스가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가운데 시카고 컵스는 조 매든 감독과 에이스 존 레스터를 영입하며 전력을 크게 끌어 올렸다.


● 일단 벤치 멤버 가능성…주전 여부는 수비력에 달려

노장 선발투수 A J 버넷과 강정호를 영입한 것이 전부인 파이어리츠는 비교적 조용한 오프 시즌을 보냈다. 현재 전력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현지 언론들은 강정호가 벤치 멤버로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루수 닐 워커, 유격수 조디 머서, 3루수 조시 해리슨을 주전으로 꼽은 가운데 강정호는 세 포지션에서 모두 두 번째 옵션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공격력에서는 강정호가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에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수비력을 보강한다면 주전 자리를 얼마든지 차지할 수 있다.


● 터너, 마이어스를 벤치마킹하라

만약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을 경우 파이어리츠가 강정호에게 기대하는 것은 지난 시즌 LA 다저스의 저스틴 터너와 같은 역할이다. 터너의 주 포지션은 3루로 59경기에 출전했다. 유격수로는 15경기, 2루수로는 14경기에 나선 터너는 1루수로도 2경기에 등장한 전천후 선수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했지만 그가 저지른 실책은 12개에 불과했다. 또한 터너는 지난 시즌 자신의 생애 최고인 타율 0.340과 출루율 0.404를 기록했다. 7개의 홈런과 21개의 2루타를 앞세워 장타율도 0.493으로 뛰어났다. 그야말로 공수 모든 면에서 약방의 감초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다저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강정호가 눈 여겨봐야 할 또 다른 선수는 윌 마이어스(24)다. 탬파베이 레이스를 떠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둥지를 옮긴 마이어스는 지난 2013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 해 마이어스는 트리플 A 더램 불스에서 시즌을 시작해 6월18일에야 메이저리그로 승격됐다. 그가 스타덤에 오른 것은 불과 5일만이었다.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C C 사비시아를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터뜨려 자신의 메이저리그 1호 홈런을 장식한 것. 87경기 출전에 그치고도 타율 0.293, 13홈런, 53타점의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쳐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 조급증 버리고 자신과의 싸움서 이겨야

스프링캠프를 통해 강정호가 당당히 주전 자리를 차지할 지, 아니면 벤치 멤버로 출발할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뒤늦게 주전으로 발탁돼 신인왕까지 오른 마이어스나 유틸리티 맨으로 팀에 공헌한 터너의 경우처럼 파이어리츠가 강정호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는 사실이다.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은 162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다.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자신의 실력을 발휘한다면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급함을 버리는 것이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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