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예원 “안면홍조-돋보기 안경, 콘셉트 잘 잡았다고?” [인터뷰]

입력 2015-02-23 11: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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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는 직업의 특성상 꽤 다양한 경험을 하는 편이지만 군대에 들어가 유격체조까치 체험하는 일은 드물다. 그리고 아무리 시청자 반응이 뜨겁고 인생 역전의 발판이 된다고 해도 섣불리 4박 5일의 군 입대를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다.

최근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난 강예원은 MBC '일밤-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이 발굴한 의외의 수확이다. 엠버 혹은 안영미에게서 기대했던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의 미덕이 그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

"처음에 회사에서 '진짜 사나이' 출연 제안을 받고 '잘 상의해 보고 내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인지 결정해 알려달라'고 했었어요.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영화만 고집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죠."

이후 강예원은 군대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로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에 합류했다. 그 덕에 그는 비비크림과 콘택트 렌즈로 가려온 안면홍조와 돋보기 안경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진짜 사나이'가 낳은 아로미 캐릭터가 등장한 순간이었다.

" 캐릭터를 잘 잡았다고 하는 분도 있는데 제 안면홍조와 돋보기는 숨길 수 있다면 평생 안 들키고 싶었어요. 어떤 여배우가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겠어요. 나중에 군가를 배울 때도 가사가 적힌 종이가 안 보여서 남들이 부른 걸 들으면서 배웠을 때 '왜 이렇게 태어난 걸까'하고 제 몸이 많이 원망스러웠죠."


남자들도 체력에 부담을 느끼는 군 생활을 안 좋은 시력과 가냘픈 몸매로 견뎌낸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때마다 강예원은 눈물을 쏟았고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은 극과 극으로 갈리곤 했다.

"원래 눈물도 많고 겁도 많은 편이긴 해요. 그래도 '진짜 사나이' 속 모습처럼 매일 울고 그러진 않아요. 어느 순간 또 눈물이 나는데 제 눈을 틀어막고 싶어지더라고요. 거울을 보니 눈이 부어서 붕어가 되어버린 절 보고는 '내가 여기 왜 왔을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만약 강예원이 정말 '진짜 사나이'에서 맥없이 울기만 했다면 시청자들은 그를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다. 돋보기 안경을 쓰고 점점 만신창이가 되어가는 데도 어떻게든 훈련을 소화하겠다는 강예원의 진심은 서서히 시청자들을 움직였다.

"군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건 우선 제가 남의 탓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는 거에요. 제가 못하고 뒤처진 건데 남 탓이나 다른 이유로 돌리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런 사람은 아니라서 다행이었죠."

조금은 산만하고 허당이었지만 '진짜 사나이' 속 아로미는 적절히 사랑스러웠고 충분한 웃음과 감동을 줬다. 대중과 친근해지기 위해서 출연을 결심했다는 강예원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은 분명하다.

"지난 5일 동안 저에 대해 새롭게 안 부분이 많아요. 여리고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라는 걸 확실하게 알았어요. 여군특집을 다른 여자 연예인에게 굳이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힘든 일이 있더나 멘탈이 강해지길 원하는 분들에겐 분명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SM C&C,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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