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생활 10개월 경력의 김철용(왼쪽)씨는 아직도 모든 게 서툴기만 하다. 김오곤 한의사의 도움을 받은 끝에 장작에 불을 지폈다. 사진제공|채널A
겨울이 가장 먼저 시작되고 가장 늦게 끝나는 경상남도 산청군 지리산. 그 정상에 김철용씨가 있다. 하얀 얼굴에 고운 손, 도시적인 이미지와 나긋나긋한 말투까지 이리보고 저리 봐도 산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김씨는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산이 좋아 왔다고는 하지만 산 생활을 시작한 지 이제 막 10개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영하 30도의 추위를 견뎌야 하고, 나침반을 들고 다니는데도 산에서 길을 잃는 것은 일상이다.
어설프고 힘든 생활이지만 그래도 산을 떠날 수 없다. 젊은 시절 도시의 삶에 지칠 때면 언제나 지리산에서 위로를 받았다. ‘함께 산에서 살자’고 약속했던 지인마저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곧장 도시 생활을 정리했다. 그렇게 얻은 산 생활이기에 더욱 값지고 소중하다.
김씨는 가족에게 남길 유서까지 직접 쓰며 생의 마지막을 보낼 지리산의 삶을 준비했다. 하루하루를 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그의 특별한 산골 이야기, 오후 8시20분에 공개된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