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설 연휴가 끝났다. 이제부터는 몸이 보내는 이상신호를 잘 관찰해야 한다. 흔히 ‘명절증후군’은 가사에 시달리는 주부만 겪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폭식과 장거리운전 등의 여파로 남녀노소 모두 겪을 수 있다.
● 명치 부위 복통·발열 있다면 담석증 의심
명절에는 평소보다 술과 고콜레스테롤 음식 섭취가 늘고 과식도 잦아진다. 이럴 경우 내장기관에 무리를 줘 담석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담석증은 단순 위경련, 급체 등 위장장애와 혼동해 병을 키우기 쉽다. 담석증으로 인한 복통은 흔히 고지방 음식을 섭취하거나 과식 후에 명치 부위에서 통증이 발생하고, 30분∼1시간 정도 지속되다가 괜찮아 진다. 오른쪽 윗배 통증이나 소화불량, 황달, 발열 등이 나타나거나 더부룩한 느낌이 자주 들기도 한다. 담석증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담낭염이나 담낭이 터지는 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다. 연휴 후 1∼2주가 지나서도 복통, 급체 등의 증상이 계속된다면 전문가 상담 후 초음파나 CT를 통해 담석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장거리 운전·음주는 전립선비대증 불러
명절 기간에는 장거리 운전으로 오랜 시간 소변을 참아야 하고 술을 많이 마시게 된다. 이로 인해 소변량이 평소보다 늘어나 방광에 무리를 줘 전립선비대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기름진 명절음식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전립선비대증은 국내 남성의 15∼20%가 앓고 있는 흔한 질환이다. 하루 8번 이상 화장실에 가거나,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수면 중 두 번 이상 소변을 본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전립증비대증이 방치되면 신장에 손상이 가거나 성기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 움직일 때 무릎 아프다면 추벽증후군 의심
주부들은 명절 때 장시간 앉아서 전을 부치거나 허리를 구부려 상을 치워야 하는 일이 많다. 이런 가사노동은 관절에 치명적이다. 앉았다 일어날 때 무릎에서 ‘우두둑’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추벽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추벽이란 무릎 뒤쪽과 무릎 연골 측면에 위치한 얇은 띠로 무릎을 굽히고 펼 때 추벽과 관절이 충돌하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명절 후 주부들은 이런 증상을 몸살이나 가사노동 후유증으로 오인한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연골의 마모가 가속화되어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다.
도움말 I 메디힐병원 복강경외과 전문의 유기원 과장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