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우 감독. 사진제공|WKBL
위성우 감독, 부임부터 ‘달리기·체력’ 강조
완성도 갖출 때까지 끝나지 않는 반복훈련
경기 이겨도 내용이 좋지 않으면 강한 질책
우리은행 위성우(44·사진) 감독은 23일 KDB생명전 승리로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그러나 경기 직후 그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 감독은 “3쿼터에 역전한 뒤 점수차를 더 벌려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는데 그러질 못해 끝까지 시소게임을 했다”고 밝혔다.
철두철미한 승부사에게는 이처럼 한순간의 방심도 용납되지 않는 모양이다. 위 감독의 이런 기질이 있었기에 만년 꼴찌의 이미지가 강했던 우리은행은 최강팀으로 거듭나 3시즌 동안 여자프로농구를 평정할 수 있었다. 위 감독은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 지휘봉을 잡았다. 위 감독은 3시즌 동안 어떻게 우리은행을 바꿔놓은 것일까.
● 극한에 가까운 체력훈련은 기본!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려면 2가지 기본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달리기와 체력이다. 위성우 감독이 우리은행에 부임한 직후부터 모든 선수들에게 강조한 부분이다.
예외는 없었다. 주전이라도 이 2가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출전 기회를 기대할 수조차 없었다. 기본과정을 거쳐야만 기술훈련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고, 여기에 더해 위 감독이 세워놓은 기준점을 통과해야만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이름값이 있어도, 나이가 많은 고참이어도 위 감독이 정해놓은 일정 기준을 넘어서지 못하면 혹독하게 다뤄졌다. 이 때문에 이탈자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위 감독의 혹독한 기본훈련을 제대로 소화한 선수들은 경기를 통해 그 효과를 체감했다. 이제는 선수들도 그 과정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잘 깨닫고 있다. 우리은행의 장기인 강력한 수비가 탄생한 밑바탕이다.
● 완성도 갖출 때까지 거듭되는 반복훈련
지난 시즌까지 우리은행의 오후 훈련은 사실상 정해진 시간이 따로 없었다. 스케줄 상으로는 3시간에서 3시간30분 정도로 맞춰졌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예정일뿐이었다. 위성우 감독은 전술의 완성도가 갖춰질 때까지 오후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오후 8∼9시에 저녁식사를 하는 일도 허다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숙소 관계자들의 퇴근시간이 늦어지는 일도 잦아지면서 원성(?)을 샀다는 후문이다.
비시즌에 남자고교팀과 연습경기를 치러도 내용이 좋지 않으면 선수들은 위 감독에게 강한 질책을 받아야 했다. 신체능력의 차이가 크지만 지더라도 제대로 맞붙어 싸울 수 있어야 도움이 된다는 위 감독의 판단 때문이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시즌 동안 이런 과정을 되풀이했다. 올 시즌에는 훈련 강도를 낮췄지만, 선수들은 지난 2년간의 혹독한 경험을 통해 몸에 익힌 플레이를 코트 위에서 재현하며 정규리그 내내 단 한번도 1위를 내주지 않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