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호랑이’ 위성우 감독의 지옥훈련…우리를 바꿨다

입력 2015-02-2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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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우 감독. 사진제공|WKBL

■ 우리은행 3시즌 연속 우승 원동력은?

위성우 감독, 부임부터 ‘달리기·체력’ 강조
완성도 갖출 때까지 끝나지 않는 반복훈련
경기 이겨도 내용이 좋지 않으면 강한 질책

우리은행 위성우(44·사진) 감독은 23일 KDB생명전 승리로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그러나 경기 직후 그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 감독은 “3쿼터에 역전한 뒤 점수차를 더 벌려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는데 그러질 못해 끝까지 시소게임을 했다”고 밝혔다.

철두철미한 승부사에게는 이처럼 한순간의 방심도 용납되지 않는 모양이다. 위 감독의 이런 기질이 있었기에 만년 꼴찌의 이미지가 강했던 우리은행은 최강팀으로 거듭나 3시즌 동안 여자프로농구를 평정할 수 있었다. 위 감독은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 지휘봉을 잡았다. 위 감독은 3시즌 동안 어떻게 우리은행을 바꿔놓은 것일까.


● 극한에 가까운 체력훈련은 기본!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려면 2가지 기본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달리기와 체력이다. 위성우 감독이 우리은행에 부임한 직후부터 모든 선수들에게 강조한 부분이다.

예외는 없었다. 주전이라도 이 2가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출전 기회를 기대할 수조차 없었다. 기본과정을 거쳐야만 기술훈련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고, 여기에 더해 위 감독이 세워놓은 기준점을 통과해야만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이름값이 있어도, 나이가 많은 고참이어도 위 감독이 정해놓은 일정 기준을 넘어서지 못하면 혹독하게 다뤄졌다. 이 때문에 이탈자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위 감독의 혹독한 기본훈련을 제대로 소화한 선수들은 경기를 통해 그 효과를 체감했다. 이제는 선수들도 그 과정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잘 깨닫고 있다. 우리은행의 장기인 강력한 수비가 탄생한 밑바탕이다.


● 완성도 갖출 때까지 거듭되는 반복훈련

지난 시즌까지 우리은행의 오후 훈련은 사실상 정해진 시간이 따로 없었다. 스케줄 상으로는 3시간에서 3시간30분 정도로 맞춰졌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예정일뿐이었다. 위성우 감독은 전술의 완성도가 갖춰질 때까지 오후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오후 8∼9시에 저녁식사를 하는 일도 허다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숙소 관계자들의 퇴근시간이 늦어지는 일도 잦아지면서 원성(?)을 샀다는 후문이다.

비시즌에 남자고교팀과 연습경기를 치러도 내용이 좋지 않으면 선수들은 위 감독에게 강한 질책을 받아야 했다. 신체능력의 차이가 크지만 지더라도 제대로 맞붙어 싸울 수 있어야 도움이 된다는 위 감독의 판단 때문이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시즌 동안 이런 과정을 되풀이했다. 올 시즌에는 훈련 강도를 낮췄지만, 선수들은 지난 2년간의 혹독한 경험을 통해 몸에 익힌 플레이를 코트 위에서 재현하며 정규리그 내내 단 한번도 1위를 내주지 않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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