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에서 투구폼 지웠더니…” 만년 유망주 장시환, 선발 1순위

입력 2015-02-2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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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특별지명으로 영입한 넥센 출신 투수 장시환이 일본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에서 피칭을 하고 있다. 장시환은 만년 유망주의 꼬리표를 떼고 에이스로 부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조범현 감독 “폼 신경쓰지 마라” 조언후
제구력 보완 급성장…“4월 2번 선발 보낼 것”

kt가 선택한 9명의 특별지명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주인공은 KIA에서 이적한 이대형(32)이었다. 그리고 또 한명 각 팀에서 가장 궁금해 했던 이름 하나가 더 있었다. kt가 넥센에서 선택한 장시환이다. 군복무를 마쳤지만 28세로 신인 유망주가 아닌 서른이 눈앞인 투수. 2007년 입단 후 단 1승도 없이 39경기에서 방어율 7.37을 기록한 투수. 이대형은 왜 KIA가 20인 보호선수에서 제외했냐가 논란이었다면 장시환은 왜 kt가 선택했나에 눈길이 쏠렸다.

26일 일본 가고시마 kt 캠프 투구 연습장은 펑펑 미트를 때리는 소리와 함께 “우와”, “좋다”는 탄성이 연이어 들렸다. 불펜 포수가 투수의 기를 올려주기 위해 외치는 파이팅이 아닌 투구를 지켜보고 있던 코칭스태프, 스카우트 프런트의 목소리였다.

조범현 감독과 정명원 투수가 지켜보는 가운데 공을 던진 장시환은 시속 147km의 빠른 직구와 130km 파워 커브를 연이어 던졌다. 시즌에 들어가면 직구는 152km대에 이를 수 있는 속도다. 그러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제구였다. 타석에 코칭스태프가 배트를 들고 들어간 이후에도 제구는 흔들리지 않았다.

2007년 2차 지명에서 전체 2번째로 현대에 입단한 장시환은 150km 이상 강력한 직구를 던지는 유망주였지만 항상 제구가 문제였다. 제구를 잡기 위해 사이드 암 투수로 변신을 시도한 적도 있고 여러 번 투구 폼도 손을 댔다. 그러나 나아지지 않았다. kt 이적 후 조범현 “폼은 신경 쓰지 말고 던져라”고 했다. 이후 제구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매끄러운 오버핸드 정통파 스타일로 공은 더 빨라졌다. 감독과 코치는 공을 던질 때 포인트로 잡는 시선, 마지막 동작 등만 함께 고민했다.

kt는 넥센에 좋은 야수가 많았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장시환의 가능성을 믿고 지명했다. 아직 실전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은 아니지만 팀 내에서 가장 공이 좋다는 평가가 따르며 기대감도 높아졌다. 외국인선수들과 선발진을 이끌 토종 에이스를 찾아야 하는 kt로서는 큰 수확이다.

조범현 감독은 “장시환이 제일 좋아졌다. 처음에는 불펜에서 시작하고 선발로도 등판시킬 예정이다. 4월에 2번 선발을 잡아놨다”고 말했다. 장시환은 “그동안 항상 캠프에서 밸런스가 깨져 있어 고생을 했다. 이렇게 좋은 적이 없었다. 투구 폼은 아예 머릿속에서 지웠다. 이것저것 생각이 없어지자 더 집중이 잘 된다”고 말했다.

가고시마|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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