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 “목숨 건 사랑…남자의 로망이죠”

입력 2015-02-27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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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균은 영화 ‘순수의 시대’로 겉잡을 수 없는 사랑에 빠지는 남자를 연기했다. “결핍된 남자의 사랑에 끌렸다”며 “배우는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싶은 욕망이 크다”고 했다. 사진|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minani84

■ 영화 ‘순수의 시대’ 김민재 장군 역


새로운 연기 욕심에 도전한 첫 사극
모든 걸 버리고 빠져드는 사랑 표현
비극적 분위기의 베드신도 밀도있게
영화 때문에 ‘성난 근육’까지 만들어


사랑을 향한 갈망은 나이나 성별과 무관해 보인다. 비록 연기를 통해 뜨거운 사랑을 경험한다 해도, 사랑 그 자체가 만들어내는 자극은 배우에게도 신선할 듯하다.

신하균(41)이 영화 ‘순수의 시대’(감독 안상훈·제작 화인웍스)를 택한 이유도 비슷하다. “남자에게도 로망이 있다”고 했다. “모든 걸 버리고 빠져드는 사랑을 꿈꾸기도 한다”며 “2년 전부터 지금 내 나이에 표현할 수 있는 사랑을 연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순수의 시대’는 조선 건국 직후 혼돈의 시기를 그리고 있다. 신하균은 왕 이성계의 신임을 얻는 장군 김민재를 연기했다. 또 다른 주인공인 왕의 아들 이방원(장혁)이 권력을 좇는 반면 그는 뒤늦게 눈 뜬 사랑에 목숨까지 건다. 상대역은 신예 강한나가 맡았다.

신하균이 김민재란 인물에 빠져든 이유는 “결핍” 때문이다.

“많은 것이 결핍된, 불쌍한 남자라서 더 공감 갔다. 이런 남자의 사랑은 얼마나 슬플까. 난 부족한 게 많다. 완벽한 인물에는 동질감을 느끼지 못하지만 결핍된 사람에겐 왠지 마음도, 시선도 간다.”

영화에서 그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그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장면은 강한나와 펼친 베드신. 표현 수위가 상당한 이 장면은 두 사람의 앞날을 예고하듯 대부분 비극적인 분위기로 완성됐다. 때문에 촬영하기도 쉽지 않았다.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일은 어렵다. 육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모두 지치게 했다. 짧은 시간 밀도 있게 찍었다.”

비극이든 희극이든, 배우가 멜로 장르를 소화하는 배경에는 대중의 ‘동의’와 ‘공감’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신하균이 ‘순수의 시대’는 물론, 최근 출연한 MBC ‘미스터 백’, SBS ‘내 연애의 모든 것’ 등 로맨틱 장르에서 활약한 점은 눈에 띈다. 냉정한 듯 보여도 내심 연인을 향한 깊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남자가 주로 소화해온 역할들이다.

“실제 연애할 때와 드라마 속 모습은 비슷하다. 물론 연애할 때 항상 좋을 수는 없지 않나. 그렇다고 늘 나쁜 남자도 아니다. 진짜 연애? 지금은 그저 좋은 곳으로 여행 다니면서 새로운 장소에서 술 한 잔하며 지내고 싶다. 하하!”

‘순수의 시대’는 20년 가까이 연기를 해온 신하균에게 몇 가지 새로운 경험을 하게 했다. 첫 사극인데다 검 액션, 승마 연기도 처음 시도했다.

“보이지 않은 모습이나 새로운 연기에 대한 욕심은 배우라면 누구나 갖는 마음 아니겠나.”

‘변신’에 나서기까지 겪어야 할 과정은 혹독한 시련과 같았다. 촬영을 앞두고 두 달 동안 술과 밥, 사람까지 끊었다.

“평소 해왔던 거의 모든 걸 끊었다고 보면 된다. 사람들과 약속도 잡지 않았다. 만나면 뭐라도 먹어야 하니까.”

정작 운동을 싫어하는 그를 움직이게 한 건 “영화”라는 목적이다.

“평소라면 하지 못했을 일이지만 영화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면 다 된다. 나도 신기하다.”

덕분에 영화에서 보인 그의 몸은 ‘성난 근육’이란 별칭을 얻었다. 전장을 누빈 장군의 몸은 근육 하나하나까지 도드라져야 한다는 ‘계산’으로 만든 몸이다. 체지방은 보디빌더 수준인 3%까지 내려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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