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봄, 동백·매화 향에 취하다

입력 2015-02-2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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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통도사 홍매화

■ 꽃놀이 어디로 떠나볼까


전남 장흥 묵촌 300년된 140여 동백 만발
거제 지심도 식생 50% 동백…꽃구경 적기
양산 통도사·순천 선암사는 매화꽃이 장관
제주 한림공원 동백·카멜리아힐 매화 절정


아직은 두툼한 외투를 벗기가 살짝 두려운 날씨지만 그래도 한낮에 느끼는 햇살은 하루하루 확연히 달라짐을 느낀다. 다음 주면 3월이다. 꽃 소식 운운하는 것이 결코 과한 호들갑이 아닌 때다. 3월의 꽃잔치는 단연 동백과 매화다. 처연한 붉은 빛의 동백과 흐드러지게 핀 매화군락은 차돌처럼 딱딱한 마음에도 절로 시상을 떠오르게 한다. 한국관광공사가 3월의 여행 테마로 ‘남도 꽃잔치’를 정한 것도 그 때문이다.

전남 장흥군 묵촌마을 동백꽃



● 화사한 동백 꽃비 맞으러 갈꺼나(전남 장흥군 용산면 묵촌길)

장흥 용산면 묵촌리의 동백림은 수령 250∼300년의 고목 140여 그루로 이루어진 숲이다. 툭툭 떨어지는 화사한 동백 꽃비를 맞으려면 3월에 찾는 것이 좋다. 묵촌리는 동학농민군이 싸운 장흥전투를 이끈 이방언의 고향이기도 하다. 광활한 동백숲을 보려면 천관산 동백생태숲에 가자. 계곡을 따라 20만m²에 걸쳐 동백 군락지가 형성되었다. 장흥삼합을 비롯한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정남진 장흥토요시장은 토요일과 오일장(끝자리 2·7일)이 서는 날 열린다(상설시장과 한우판매장, 식당은 매일 영업). 야생차밭, 비자나무 숲길의 보림사, 천문과학관, 전망대 등 주변 여행지도 많다.(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거제 지심도 동백꽃



● 해안선 수놓은 동백물결, 거제 지심도(경남 거제시 일운면)

장승포항 남쪽의 지심도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동백 군락지 중 한 곳이다. 지심도의 식생 중 50% 가량이 동백으로 100년 이상 된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지심도의 동백꽃은 12월 초부터 피기 시작해 4월 하순에 지기 때문에 2월말∼3월중순이 꽃구경의 적기다. 해안 절벽이 있는 마끝, 포진지를 거쳐 망루까지 둘레길을 걷는 데 2시간 정도 걸린다. 남쪽 우제봉 산책로도 해금강 등 주변 바다 풍경과 어우러져 동백꽃 보는 재미를 더한다.(거제시청 문화관광과 055-639-4172)


● 짙은 매화 향에 취하다, 양산 통도사와 김해건설공고(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로 외)

해마다 2월이면 양산 통도사의 홍매화가 핀다. 홍매화는 통도사를 창건한 신라 자장율사의 법명을 따서 ‘자장매’로도 불린다. 고고하면서 화려한 자태가 매력으로 수령이 350여년에 이른다. 양산시 원동면 일대도 영포마을을 비롯해 쌍포, 내포, 함포, 어영마을 등에 매화밭이 있다. 특히 영포마을의 2만 그루에 달하는 매화나무에 꽃이 만개할 때 모습은 장관이다. 통도사 홍매화가 필 무렵, 김해건설공고에는 와룡매가 핀다. 나무 모양이 용이 꿈틀거리는 것을 닮아 와룡매라 불린다. 매화가 만발할 때면 교정은 꽃구경 나온 사람들과 사진작가로 넘쳐난다. 인근에 수로왕릉, 국립김해박물관 등 가야 역사 유적도 많다.(양산시청 문화관광과 055-392-3233, 김해시청 관광과 055-330-4445)

전남 순천 선암사 매화꽃



● 매화 꽃바다의 장관, 순천 선암사와 순천향매실마을(전남 순천시 승주읍 선암사길 외)

순천 선암사의 매화는 선암매로 불린다. 수백 년의 나이를 자랑하는 매화 고목은 천연기념물 488호. 순천향매실마을은 산자락을 따라 자리한 마을에 하얀 매화꽃이 바다처럼 넓게 퍼진 것이 장관이다. 음력 1월에 피는 납월매로 이름난 금둔사와 낙안읍성 민속마을도 봄철여행지로 좋다. 순천만정원과 순천만자연생태공원도 함께 둘러보자.(순천시 관광안내소 1577-2013)

제주 동백 수목원 ‘카멜리아힐’



● 가장 빠른 봄소식 느끼고 싶다면, 제주(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외)

한림공원의 수선화·매화정원에는 60년생 능수매와 20년 이상 된 백매화, 홍매화, 청매화 등 다양한 매화나무들이 일찌감치 꽃을 피운 수선화와 어울려 봄소식을 전한다. 봄꽃 외에 아열대식물원과 산야초원, 재암수석관, 연못정원, 협재, 쌍용, 황금굴 등도 볼만하다. 노리매에는 매화를 비롯해 수선화, 유채, 하귤 등 제주의 봄꽃들이 다양하게 있다. 이곳에서는 제주의 전통 배(테우)를 경험할 수 있다. 동양 최대의 동백 수목원 카멜리아힐은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다양한 동백꽃이 피어 늘 붉은 카펫이 깔린 것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뽐낸다. (한림공원 064-796-0001, 노리매 064-792-8211, 카멜리아힐 064-792-0088)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kobau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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