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난 KS 우승을 원한다”

입력 2015-03-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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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윤석민(오른쪽)이 새 번호인 2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10일 포항구장에 나타나 이대진 투수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돌아온 KIA 에이스의 꿈


직구·커브·슬라이더 등 42개 불펜피칭
이대진 코치 “공 좋다…시범경기 등판”

바람이 찼다. 그러나 KIA 덕아웃에는 새로운 활력이 넘쳤다. 1년간 집을 떠났던 에이스 윤석민(29)이 다시 KIA 유니폼을 입고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윤석민은 삼성과의 시범경기가 한파로 취소된 10일 포항구장에서 처음으로 팀 훈련을 함께 소화했다. 9일 KIA의 경주 숙소에 합류했고, 이날 함께 운동장에 나왔다. KIA 김기태 감독은 10일 “석민이를 만나 간단하게 차 한 잔을 했다. 몸 상태 같은 얘기는 별로 안 하고 그냥 마음이 어떤지 좀 물었다”며 “내가 ‘축하를 해줘야 하나, 아니면 안타까워 해줘야 하나’라고 묻자 ‘축하해 주시면 좋겠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KIA에서 첫 시즌을 맞는 김 감독에게는 윤석민이 천군만마와도 같은 존재다. 김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윤석민과 함께 뛸 수 있어서 신난 것 같다”며 “이제 보직도 생각해야 하니 코치들에게 훈련 및 등판 스케줄을 잡아 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 불펜피칭 42개 소화, 시범경기 등판 예정

윤석민은 워밍업을 마친 뒤 조계현 수석코치와 이대진 투수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가벼운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모두 점검하면서 총 42개를 던졌다. 조 코치는 “몸을 잘 만들어 온 것 같다. 역시 좋은 투수다”라고 합격점을 줬다. 이 코치도 “생각보다 가볍게 잘 던진다. 계약하느라 일주일 정도 운동을 못 했다는데도 개인훈련을 잘 해서 공백이 크게 안 느껴진다”고 했다. 윤석민의 공을 직접 받은 박수서 불펜포수 역시 “세게 던진 것도 아닌데 공이 아주 좋다. 특히 슬라이더가 예전만큼 휘었던 것 같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윤석민 스스로도 만족스러워했다. “날씨가 추워서 초반에는 좀 힘들었는데, 던지다보니 몸이 풀렸다. 컨디션 체크 차원에서 던져서 힘을 다 쓰지는 않았다”며 “생각보다 공이 잘 들어갔다. 감각이나 밸런스가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으니, 이제 실전에서의 점검이 남았다. 이 코치는 “시범경기 기간에 적어도 한번은 나가서 던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 “잘 던지던 내 모습, 다시 보여드리고 싶다”

윤석민은 불펜피칭과 마무리운동을 모두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났다. 담담하지만 복잡한 심경이 담긴 표정.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던 아쉬움이 그 누구보다 컸을 터다. 그러나 그는 “꿈을 접고 돌아온 만큼 후회 없는 결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9년을 몸담았던 팀에 1년 만에 다시 돌아오니까 처음엔 어색하기도 했다. 그래도 팀 분위기가 많이 밝아진 것 같아서 하루 만에 괜찮아졌고, 재미있게 훈련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윤석민은 KIA로 복귀하면서 4년간 90억원에 계약했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보람에 앞서 부담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윤석민은 “개인적으로 최근 몇 년간 잘 못했기 때문에 정말 잘 하고 싶다. 솔직히 운도 좀 따라줬으면 좋겠고, 팀도 잘 됐으면 좋겠다”며 “예전에 좋았을 때처럼 던지는 모습을 다시 보여드리고 싶다. 야구와 생활면에서 모두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그리고 “내가 KIA에 있는 동안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말을 많이 아끼던 윤석민의 목소리에 순간 힘이 실렸다.

포항|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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