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버, f(x)의 마지막 창고 대방출…왜 ‘그녀’는 사랑받을까

입력 2015-03-11 11: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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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f(x)의 엠버가 예능계에서 빠르게 입지를 넒히며 만능 엔터테이너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엠버는 최근 MBC '진짜 사나이-여군특집2', '라디오 스타', ' 나 혼자 산다' 등에 연달아 출연하며 그동안 다른 멤버들의 활약에 가려져 있었던 한(恨)을 풀고 있다.

예능계가 엠버를 찾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예쁘고 섹시함이 넘치는 걸그룹 멤버들 중에서 중성적인 매력과 엉뚱함을 동시에 갖춘 엠버의 독보적인 캐릭터성 때문이다.

이런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이 '진짜 사나이-여군특집2'다. 엠버는 그동안 예능 출연이 제일 드문 멤버 중 하나였다. 우리말에 서툴러 입담을 뽐내야 하는 예능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엠버 꿀성대 교관


그러나 '진짜 사나이-여군특집2'에서는 오히려 이런 매력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다소 어눌한 우리말 실력에 '다.나.까'만 써야 하는 군대 어투를 적용하려다 보니 얼떨결에 나오고만 "잊으시오"라는 문구는 여군특집2를 상징하는 유행어가 됐다.

여기에 생소한 군대 용어에 당황하면서도 적장 훈련에 들어가서는 실제 여군 부사관 후보생들 못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는 반전 매력을 이번 여군특집2를 통해 제작진이 보여주고 싶었던 그림을 잔뜩 만들어 냈다.

분명히 엠버에게는 혜리 같은 애교도 없고 "정수기에 f(x) 사진을 붙여달라"는 앙탈도 부릴 줄 모른다. 이런 면이 걸그룹하면 으레 떠오르는 이미지들과 엠버가 전혀 다른 점에 서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같은 엠버의 매력은 '나 혼자 산다'와 '라디오 스타'를 통해 다시 가공된다. 단순히 '내숭이 없다', '털털하다'고 말하는 걸그룹 멤버들과 달리 엠버는 자신의 일상을 가감없이 공개하고 '라디오 스타'에서 당당하게 이상형을 밝히면서 자신의 중성적 매력을 어필한다. 또 그런 와중에도 남자 이야기를 꺼낼 때 수줍어 하는 소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때 엠버는 f(x)가 음악으로 입지를 넒혀나갈 동안 다리 부상으로 인해 활동을 못하게 되면서 다른 멤버들보다 적지 않은 손해를 입었다. 그리고 예능에서도 별다른 빛을 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엠버는 개별활동으로 바쁜 f(x)를 알리는 최후의 보루가 됐다. 그동안의 설움을 완벽하게 씻어내고 있는 것이다. 엠버의 예능 한풀이가 그의 솔로 활동과 f(x)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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