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광주FC
남 감독의 조직력 승부…21일 부산 원정 주목
“특정 선수를 막지 않겠다!”
광주FC 남기일(40·사진) 감독의 특별한 전략이다. 뚜렷한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하지 못한 현실에서 광주가 할 수 있는 건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스포츠계의 오랜 격언을 믿는 일 뿐이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이 2라운드 일정을 마친 가운데 남 감독의 이런 전략이 빛을 발한 건 지난 15일 대전 원정에서였다. 광주와 대전 시티즌은 지난해 나란히 챌린지(2부리그)에서 뛰다 함께 승격의 감동을 누렸다. 하지만 광주가 여러모로 버거워 보인 건 사실이었다. 광주는 연고지 광주시의 하계유니버시아드 개최 준비로 당분간 홈경기를 할 수 없다. 혹독한 동계훈련을 거쳤고, 시즌 개막 후 인천-대전 원정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선수들도 많이 지쳐 있었다.
그에 반해 대전에는 믿을 구석이 있었다. 지난해 챌린지 득점왕(27골)을 차지했던 ‘특급 킬러’ 아드리아노(브라질)다. 아드리아노를 막기위해 남 감독이 내놓은 답은 아주 간단했다. ‘팀’이었다. 부족해 보이는 개인 능력을 조직력으로 만회하겠다는 게 광주의 준비였고, 이는 결과로 증명됐다. 철저한 팀 조직은 스타를 확실히 봉쇄했다. 올 시즌 개막전으로 치른 인천 원정에서 극적인 2-2 무승부를 거둔데 이어 대전을 2-0으로 완파했다. 남 감독은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전북현대를 예로 들었다. “이동국-에두-에닝요-레오나르도로 이어진 전북 공격진을 쉽게 막을 팀은 없다. 대인 방어도 해법이 될 수 없다. 결국 팀과 조직으로 승부를 띄워야 한다”고 했다.
반면 대전은 더욱 뼈아팠다. 한 때 대전에 몸담았지만 자신들이 내보낸 중앙수비수 안영규에게 결승골을 내준데다 ‘믿었던’ 아드리아노가 또 침묵했다.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제로(0)’다. 팀 전체가 부진하기도 했지만 아드리아노의 몸놀림도 기대 이하였다. 대전 조진호 감독은 “(아드리아노에게) 골을 위해 뛰면 가차 없이 교체하겠다고 경고했다. 팀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라”고 주문했지만 별효과가 없었다. 뒤늦은 계약 여파로 동계 훈련이 부족해 여전히 100% 컨디션이 아닌 아드리아노는 광주의 조직력을 넘지 못했다.
‘내’가 아닌 ‘우리’를 내세워 자신들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는 광주의 돌풍이 계속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광주는 21일 부산 아이파크 원정을 떠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