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상무 이정협(앞줄 왼쪽)과 경남FC 박성화 감독(앞줄 오른쪽)이 19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5’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연맹 ‘이정협 동행’ 간곡한 요청
개막전 선발 이정협 “주전 자격 보여줄것”
철저한 무명이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신분이 달라졌다. 1월 2015호주아시안컵에서 ‘신데렐라 스토리’를 쓴 이정협(24·상주상무)이 그렇다. A매치 7경기 3골을 기록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9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2부리그) 2015’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주목받은 이도 이정협이었다. 가장 많은 취재진이 그와 상주 박항서 감독이 앉은 테이블로 몰려들었다. 신생팀 서울이랜드FC를 향한 관심도 대단했지만, ‘팀’으로서 주목받은 점이 이정협의 경우와 달랐다.
그러나 왠지 딱딱한 분위기였다. 이정협은 자신을 향하는 스포트라이트가 여전히 익숙지 않은 듯했다. 그는 “아시안컵 이후 인터뷰를 정말 많이 했는데, 지금도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박 감독의 표정도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사실 상주는 이정협 대신 다른 선수를 동행시키려 했다. 특정선수만 주목 받는다는 것도 불편했고, 아시안컵 출전으로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이정협의 몸 상태도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2주 전부터 (이)정협이 인터뷰를 차단해왔는데, 오늘은 프로축구연맹의 요청이 워낙 강해 (어쩔 수 없이) 행사에 데려왔다”고 설명했다.
물론 K리그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된다. 챌린지가 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려면 이정협의 참석은 꼭 필요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감독님과 상주의 뜻을 모르는 바가 아니었지만 ‘핫(Hot) 인물’을 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상주는 이정협의 올 시즌 챌린지 개막전 선발 출격을 예고했다. 부상 같은 변수가 없다면 21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릴 상주와 강원FC의 경기에서 대표팀 킬러가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박 감독은 “내가 선발 출전시키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느냐. 경쟁을 해야겠지만, 일단 주전으로 뛴다”고 단언했다.
스승의 갑작스런 선발 통보를 접한 제자의 반응은 어땠을까.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이정협은 “대표팀을 다녀왔다고 무조건 선발 출전하면 주변 시선이 안 좋을 수 있다. 내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는 게 감독님의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는 길이다. 지난해 4골에 그쳤는데, 올해는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로 (주전) 자격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