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주년 특집|한류, 대륙으로 흐른다] 태미 남 대표 “콘텐츠가 왕이다…한국이 할리우드 이을 콘텐츠 시장이다”

입력 2015-03-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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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의 태미 남 대표는 ‘한국계여서 한국 콘텐츠를 좋아하는 건 아니냐’는 물음에 “4000만 이용자들의 취향을 따르는 것뿐이다”면서 “한국 등 아시아 콘텐츠는 다양한 매체와 플랫폼으로 전 세계에 소개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태미 남 대표가 비키의 초기화면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스포츠동아DB

한류 4.0 시대…새로운 시장을 향하다 (下)|콘텐츠기업 ‘비키’ 태미 남 대표가 말하는 한류

비키 플랫폼 이용자 美·멕시코 등 다양
한국 드라마가 가장 인기 높은 콘텐츠

핵심 팬층 10대 후반∼30대 트렌드 세터
새로운 콘텐츠 유통 잠재력도 무궁무진


일본 시장의 침체와 중국 시장의 급성장. 한류는 이제 아시아권을 넘어 미주, 유럽 등 새로운 시장으로 영역을 본격 확대해가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한류 콘텐츠가 공략해야 할 또 하나의 큰 시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비키(Viki·www.viki.com)의 태미 남 대표(43·CEO)는 “한국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성장가능성을 강조했다. 한류 4.0 시대, 스포츠동아가 창간 7주년을 맞아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위에화의 한국법인 위에화 코리아의 이상규 대표에 이어 미국의 대표적인 콘텐츠 기업 비키의 태미 남 대표를 만났다.

사진출처|비키닷컴 홈페이지 캡쳐


비키는 세계 각국의 드라마와 영화, 뮤직비디오 등 엔터테인먼트 동영상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각국 누리꾼이 자발적으로 번역 작업에 참여해 제공하도록 하는 시스템 안에서 전 세계 200여개 언어의 자막으로 월 4000만 이용자가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 높은 콘텐츠는 한국 드라마(KDrama).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 콘텐츠 가운데 30∼40%가 한국산이다. 최근 2년 동안 무려 173.9%의 조회수가 늘어날 정도로 전 세계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전체 콘텐츠 가운데 역대 1위도 한국 드라마로, ‘꽃보다 남자’다. 월 200만여명의 이용자를 끌어들였다. 최근에는 ‘킬미, 힐미’ ‘하이드 지킬, 나’ ‘힐러’ 등도 인기다.


● “한국 콘텐츠, 세계 주류가 될 수 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그 시장의 다양함이다. 이용자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멕시코-프랑스-캐나다 순이며, 뒤이어 페루와 칠레, 브라질 등 남미권의 관심도 크다. 자막 언어 역시 영어가 가장 많고 그 뒤를 스페인어, 불어 등이 잇고 있다. 지난해에는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 76개,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60개, ‘별에서 온 그대’가 49개 언어 등 많은 드라마가 전 세계 이용자를 만났다.

이 같은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인 인기를 정작 한국인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는 태미 남 대표는 특히 향후 미국 시장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그는 “한국 드라마의 핵심 팬층은 10대 후반∼30대다. 트렌드 세터인 이들은 새로운 콘텐츠 유통 플랫폼에 열려 있으며 그 소비패턴은 곧 유행이 된다”면서 “그런 점에서 한국 콘텐츠는 (성장)잠재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중국과 함께 “한국이 할리우드를 이을 콘텐츠 시장이다”는 기대감까지 내놨다.

태미 남 대표는 이런 전망 속에 14일 한국을 찾았다. 지상파 방송사는 물론 드라마 및 영화 제작·투자배급사, 연예기획사 등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 대화를 나눈 그는 “한국 콘텐츠 관계자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더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제작 및 투자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통해 한국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시장의 주류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태미 남은 이번 내한길에서 “한류의 성장가능성을 더욱 확신했고 향후 전략에 대한 구상을 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 “한류 위상 확인하는 아카데미상 글로벌 버전 만든다”

이 같은 파트너십을 통해 더 많은 콘텐츠와 스타를 끌어들이려는 비키는 올해 ‘비키 글로벌TV 어워즈’를 제정할 계획이다. 연말 미국 LA에서 개최할 시상식은 “아카데미상과 에미상을 합친 글로벌 버전”이다. 특히 “올해 주제와 포커스는 아시아 콘텐츠이며, 시상식을 통해 한류의 위상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태미 남 대표는 말했다.

그렇다면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태미 남 대표는 “1990년대 이후 한국 정부의 엔터테인먼트 관련 산업에 대한 지원, 한국 드라마가 지닌 보편적 주제와 이야기 그리고 정서, 한국인에 대한 판타지를 갖게 하는 드라마 속 이상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꼽는다. 이 같은 인기 속에 최근 비키를 통해 이민호와 김수현, 현빈, 김우빈 등이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태미 남 대표는 “(한국인인)내 남편은 ‘한국 남성이 세계적인 섹스심벌이 될지 상상도 못했다’고 말한다.(웃음) 정말 이젠 한국 남자 연예인들이 세계적으로 ‘핫’하다”면서 “인기 콘텐츠인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들이고 특히 주 이용자층인 여성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기자이며 가수로 재능 많은, 귀여운 남자” 비를 좋아한다는 그는 “콘텐츠가 왕이다”면서 “콘텐츠의 성공을 위해서는 전략이 중요하다”며 한국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한류 콘텐츠의 전략을 함께 찾아가자는 제안을 전하고 19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 태미 남 대표는?

1972년 서울 출생. 네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이민. 실리콘밸리에서 마케팅 전문가로서 명
성을 날린 뒤 2011년 말 비키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영입됨. 올해 1월 최고경영자
(CEO)에 취임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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