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주년 특집|요리로 만난 두 남자] 장수원 “파스타로 어린 여친 사로잡기…괜찮아요?”

입력 2015-03-2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셰프 레이먼 킴(오른쪽)과 가수 장수원은 요리와 예능 분야에서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스타다. 스포츠동아 창간 7주년을 기념해 첫 동반 인터뷰에 나선 이들은 서로의 활동을 응원하고 조언도 건넸다. 인터뷰 내내 티격태격했지만 서로를 향한 애정과 믿음은 단단해 보였다. 스포츠동아DB

■ ‘맛있는 TV’ 장수원-‘스타 셰프’ 레이먼 킴

TV라는 냄비 속에서 ‘요리’가 맛깔스레 끓어오른다. 부글부글 열기 속에서 톡톡 터지는 거품은 바라보는 시청자의 입맛을 절로 다시게 한다. 전문 셰프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다양한 요리와 그 비법은 이제 스타들의 손을 거치며 시청자의 주방에서까지 맛있는 냄새를 풍겨낸다. ‘요리의 시대’, 주목받는 두 사람이 마주 앉았다. 스타 셰프 레이먼 킴(40)과 MBC ‘찾아라 맛있
는 TV’를 통해 ‘맛 괜찮아요?’라고 물으며 맛집 탐방에 한창인 장수원(35)이다. 각종 방송프로그램이 애타게 찾는 두 사람이 스포츠동아 창간 7주년을 기념하며 요리에 관한 정겨운 대화를 나눴다.


‘쏙닥쏙닥’ 맛의 비결

장: 형, 요리 비법 좀 알려줘. 13세 연하 여친에게 해줄거야.
킴: 비법은 무슨…요리는 감이야. 너의 겁없는 성격 믿고 해 봐.


‘쏙닥쏙닥’ 요리 시대


장: 이런 흐름 난 아주 좋아. 맛있는 집 찾아가는건 더 좋고 ㅋㅋ
킴: 요리는 육체 노동. 화려하게만 비춰지니까 걱정되네.

인연이 없던 이들은 이달 초 인도차이나 반도의 여러 섬에서 진행된 SBS ‘정글의 법칙’ 촬영으로 처음 만났다. 보름간의 로케를 마치고 검게 그을린 채 돌아온 두 사람은 ‘요리’부터 ‘사랑’에 이르기까지 공감하는 사이가 됐다. 서로에 대한 첫인상부터 물었다.

“뭐랄까…. 잘 몰랐다. 하하! 내 여자친구는 알고 있더라. ‘1박2일’에서 봤다고, 멋진 셰프라 설명해줬다.”(장수원)

“요리프로그램을 몇 년씩 했는데. 한 번 나온 ‘1박2일’만 기억하다니.(웃음) 수원이는 자기관리가 아주 잘 된 친구다. 복근이 대단하다. 연예인이라 그런지 다르다.”(레이먼 킴)


● 요리 솜씨…“시간 투자한 만큼 효과”

두 사람은 ‘정글의 법칙’을 촬영하며 직접 재료를 구해 음식을 만들어 먹는 과정을 이어갔다. 야생에서 생선 껍질을 벗기고, 나무 위로 올라 각종 열매를 따 온갖 요리를 해냈다. 레이먼 킴은 “(장)수원이는 기본기가 충분해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장수원은 “형에게 배워 다른 프로그램에서 활용해 볼까”라며 꽤 진지하게 되물었다.(장수원은 레이먼 킴에게 존칭을 썼지만 편의상 생략한다.)

레이먼 킴(킴) : 취미로 요리를 2∼3년쯤 하면 주변 사람을 만족시킬 만큼 실력이 늘 거야.


장수원(장) : 곧 배우러 갈게. 몇 가지 익혀두면 기념일에도 써먹을 수 있잖아.


킴 : 역시 로맨티스트야. 살면서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요리 하나쯤 갖는 건 멋진 일이야. 영국 신사는 손님에게 직접 만든 드레싱에 샐러드를 내놓거든.


장 : 그 비법을 알려줘.


킴 : 요리에 비밀이 있나. 비법도 없어. 투자한 시간에 비례해. 오랫동안 많은 요리를 먹어본 사람은 그 맛을 아는데, 바로 네가 그래. 확실히 감이 있어. ‘안 한다, 안 한다’ 하면서 일단 요리를 하면 굉장히 잘 할 스타일이야. 감정이 메마른 사람은 절대 아냐.

장수원은 “나는 가부장적이라 요리는 여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뜬금없는 말에 레이먼 킴은 “사실 나도 집에선 요리를 잘 하지 않는 편”이라며 “아내가 요리를 하고 싶어 한다. 오늘 아침도 아내가 해준 밥을 먹고 나왔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연인과 아내를 향한, 자상하고 꾸밈없는 사랑을 드러낼 줄 안다. 장수원은 열세 살 어린 연인과 공개 연애 중이다. 레이먼 킴은 2012년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올리브 쇼 키친 파이터’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도전자로 출연한 연기자 김지우와 만나 이듬해 5월 결혼했다.


장 : 여자친구에게 파스타를 만들어 줄까 한다. 어디서 주워들었는데, 한식은 초보자가 깊은 맛을 내기 어렵다더라. 파스타는 면만 잘 삶으면 왠지 맛있을 것 같다. 거기에 샐러드를 곁들이면 되지 않을까. 분위기 나겠네.

킴 : 이것 봐. 다 생각하고 있다니까. 하하! 남자가 가장 멋있을 때가 언제인 줄 알아? 두툼한 고기를 구워 하얀 접시에 올린 다음, 소금 양념만 곁들여 레드와인 한 잔! 그렇게 혼자 먹는 거야. 결혼 전엔 나도 해봤다. 식탁이 없어 TV 앞 상에 두고 먹었지.

요리프로그램 증가…반갑다? VS 걱정된다?

레이먼 킴은 요리의 대중화는 반갑지만 한편으로 우려도 된다고 짚었다. “요리는 몸으로 하는 육체노동”이라고 강조하며 “9시간보다 10시간 요리한 사람, 주 5일이 아닌 6일간 요리한 사람이 성공하는 세계”라고 했다.

“예나 지금이나 요리한다면 반대하는 부모가 많다. 어려운 그 작업이, TV에서 너무 화려하게 비치는 것 같다.”

실력자로 꼽히는 레이먼 킴이 고정 프로그램을 출연을 최대한 자제하는 이유다.

지난해 이른바 ‘로봇연기’로 화제를 모은 장수원은 최근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출연 제안을 잇달아 받고 있다. 물론 요리프로그램도 있다. ‘삼세시끼’의 화제가 증명하듯 ‘쿡방’이 인기인 가운데 ‘예능 대세’로 통하는 장수원을 찾는 움직임이 활발한 셈이다. 요리를 뜻하는 쿠킹과 방송을 섞은 ‘쿡방’은 이제 하나의 인기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킴 : 차승원은 집에서 오랫동안 요리를 해본 것 같다. 빵을 구우려고 화덕은 만들 수 있지만 가마솥 주변에 밀가루 반죽 붙일 생각? 아무나 못한다. 김병만 형 정도가 할까?(웃음)


장 : 맞아! 병만이 형은 돌과 시멘트만 있으면 주상복합 건물도 만들 사람이다.


킴 : 요리프로그램이 많긴 많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 그동안 동물도 나오고 아기도 나왔으니까 이젠 요리가 아닐까.


장 : 난 이런 흐름을 이용하고 싶다. 하하! 요리프로그램도 하고 싶고. 사주에는 마흔 한 살까지 대운이 들어있다더라. 잘 할 수 있다. 맛있는 식당 찾아가 먹는 걸 좋아한다. 먹을 땐 음식 품평 많이 하지만 맛 없어도 다 먹는다.


킴 : 음식으로 장난치면 안 된다고 배웠다. 어떤 면에서 요리사는 사치스러운 직업이다. 일본이나 영국 BBC도 10년 넘도록 요리프로그램을 발전시켜왔다. 우리는 너무 빨리 많은 걸 쏟아 붓는다. 그만큼 빨리 소비될 수 있다.

호흡이 꽤 잘 맞아 보이는 두 사람에게 ‘만약 요리프로그램 동반 출연 제의를 받는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아직 방송되지 않은 ‘정글의 법칙’(27일 첫 방송)을 의식해서인지 “반응을 보겠다”며 웃었다. 틈을 노려 눈치 빠른 장수원은 ‘정글의 법칙’ 단체 대화방에 이런 문자메시지를 써 넣었다. ‘레이먼 형이 정글의 법칙 또 출연하고 싶대요.’ 놀란 레이먼 킴은 다음 문자를 썼다. ‘수원이와 같이 하는 조건입니다.’ 장난스레 나눈 대화이지만, 진짜 함께 출연하는 요리프로그램이라면 아주 특별한 재미가 담길 것이라는 기대를 안겼다.

장수원(왼쪽)과 레이먼 킴은 최근 SBS ‘정글의 법칙’을 함께 촬영하며 끈끈한 사이가 됐다. 스포츠동아DB



■ 장수원은?

“괜찮아요?” 한 마디의 대사로 인생이 바뀐 남자. 못하는 연기가 ‘장기’가 된 행운의 아이콘. 1980년 7월16일생. 고교 2년생이던 1997년 6인조 그룹 젝스키스로 데뷔. H.O.T와 함께 아이돌 그룹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 2000년 그룹 해체 뒤 2002년 김재덕과 듀엣 제이워크로 활동. 최근 5∼6년 동안 잊혀지는 듯했지만 2013년 KBS 2TV ‘사랑과 전쟁’ 속 이른바 ‘로봇연기’로 다시 스타덤. 이제는 드라마에서도 그를 찾는다.


■ 레이먼 킴은?

“요리사는 육체노동”이라고 주저 없이 말하는 남자. 스타 셰프가 많지만 진짜 실력자로 인정받는 요리사. 1975년 5월5일생. 중학생 때인 1991년 캐나다로 이민, 요리사가 돼 2006년 귀국. 2011년 올리브채널 ‘쿠킹타임’을 시작으로 각종 요리프로그램에서 활약. 빈틈없는 솜씨와 활약으로 ‘쿠킹 마초’라고 불린다. 현재 서울 신사동과 부산 등에서 레스토랑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