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사비까지 턴다…우승 공약 전쟁

입력 2015-03-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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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BO리그 미디어데이&팬 페스트’가 23일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두산 유희관이 지난해 200안타의 역사를 쓴 넥센 서건창의 타격폼을 흉내 내고 있다. 이화여대생이 꼽은 ‘썸타고 싶은 선수’ 1위에 꼽힌 한화 이태양이 이대 플레이걸스 선수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KIA 김기태 감독이 양현종과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LG 우규민은 우승공약으로 유광점퍼를 약속하며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막내구단 kt의 박세웅은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잘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고, 한화 이용규는 김성근 감독의 지옥훈련 경험담을 전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유쾌한 웃음 쏟아진 KBO리그 미디어데이

이용규·박세웅 입장권…우규민 유광점퍼 공약
박석민 탈의 댄스·이재학 섹시 댄스 기대 만발
감독들 ‘가장 탐나는 선수’로 양현종 6표 1위

한 시즌을 앞둔 각오를 밝히는 자리. 그러나 마냥 비장하지만은 않았다. 알고 보면 다 끈끈한 선후배 관계로 뭉쳤기 때문이다. 10개 구단 감독들과 선수들은 23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미디어데이&팬페스트’에서 서로를 훈훈하게 치켜세우거나 짓궂은 일침을 날리면서 유쾌한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 KIA 양현종, 감독들에게 최고 인기

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은 뜻하지 않게 최고 인기스타로 등극했다. ‘미디어데이 참석 선수 가운데 가장 데려오고 싶은 한 명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넥센 염경엽 감독, LG 양상문 감독, SK 김용희 감독, 두산 김태형 감독, 롯데 이종운 감독, kt 조범현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최근 4년간 계속 우승하면서 좋은 유망주를 뽑지 못한 삼성 류중일 감독은 kt 투수 박세웅을 꼽아 눈길을 끌었고, 롯데 이종운 감독과 한화 김성근 감독은 각각 양현종과 넥센 한현희, 두산 김현수와 NC 나성범을 복수 지명했다.

옛 사제들간의 교감도 눈에 띄었다.

KIA 사령탑 시절 양현종을 키웠던 조범현 감독은 “예전부터 워낙 열심히 했고, 잘 성장한 것 같아서 대견하다.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고 덕담을 곁들였다.

또 신고선수 김현수를 발굴해냈던 NC 김경문 감독은 “타자가 잘 쳐서 이기면 되니까 두산에서 김현수를 데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때 함박웃음을 짓는 김현수의 얼굴이 클로즈업돼 장내에 웃음이 터지자, 양상문 감독이 “(올해 FA인) 김현수가 내년에 마산에 가는 거 아니냐”고 농담하기도 했다.


● 가장 파격적인 우승 공약은?

10개 구단 대표선수들이 내건 ‘우승 공약’도 기상천외했다. 내용은 주로 ‘댄스’와 ‘탈의’, 그리고 ‘지출’로 3등분됐다.

삼성 주장 박석민은 “후배 김상수, 구자욱과 함께 팬티만 입고 팬들 앞에서 춤을 추겠다”며 댄스와 탈의를 동시에 약속한 케이스. ‘댄스파’인 NC 이재학은 “옆에 앉은 나성범 형과 합동 섹시 댄스를 추겠다”고 말했고, SK 조동화는 “춤과 노래가 되는 후배들을 소집해 최신 유행 댄스 무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탈의파’인 두산 김현수가 “유희관 형의 옷을 벗기겠다”고 나서자, 롯데 최준석은 “우린 내가 벗겠다. 사직구장을 한 바퀴 뛰겠다”고 맞섰다. KIA 양현종은 “그럼 내년 개막전에는 내게는 옷이나 다름없는 안경을 벗겠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은 쪽은 ‘지출파’였다. 한화 이용규가 “2016년 한화 홈 개막전 지정석을 모두 내겠다”고 선언하자, kt 박세웅도 “그렇다면 우리는 스카이박스를 쏘겠다”고 답했다. 압권은 LG였다. 한 발 물러서는 듯했던 LG 우규민은 사회자의 계속된 독촉을 받자 “첫 홈경기에 오신 분들께 자비로 유광점퍼를 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LG팬들의 우레와 같은 환호가 쏟아진 것은 물론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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