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주찬(오른쪽)이 12일 대구 삼성전 9회초 승리에 쐐기를 박는 솔로홈런을 날린 뒤 홈에서 김태룡 코치와 손을 마주치고 있다. KIA는 개막 6연승 이후 6연패의 위기에서 김주찬의 홈런 두 방으로 연패 숫자를 5에서 멈추는 데 성공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전 결승포+쐐기포…팀 5연패도 끊어
종아리 통증 회복 후 완벽한 몸 상태 과시
“개막 직후 부상…팀에 도움 못돼 미안했다”
KIA 리드오프 김주찬(34)이 시원한 홈런 두 방을 터트리며 5연패 탈출의 선봉장이 됐다.
김주찬은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귀중한 결승포와 쐐기포를 한꺼번에 터트리며 시즌 2·3호 홈런을 폭발시켰다. 첫 홈런은 팀이 2-3으로 뒤진 5회초 무사 1루서 나왔다. 볼카운트 1B-2S서 삼성 선발 장원삼의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로 몰리자 재빠르게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짜리 아치를 그렸다. 단숨에 전세를 뒤집는 결승포였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8-4로 앞선 9회초 다시 선두타자로 나섰고, 볼카운트 1B-1S서 삼성 4번째 투수 임현준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중간 쐐기 솔로포를 날렸다. 2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하면서 3타점. 김주찬이 한 경기에서 2홈런을 터트린 것은 2014년 7월 9일 문학 SK전 이후 처음이다.
김주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던 홈런 두 방이다. KIA는 이날 경기 전까지 연패의 늪에 빠져 있었다. 개막 6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했지만, 이후 5경기를 내리 지면서 팀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더 가라앉았다. 이날 대구구장으로 오는 도중에는 예기치 못한 도로 통제 탓에 버스 안에서만 40분간 갇혀 있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KIA 김기태 감독이 경기 전 김주찬을 향해 직접 “스트레스 받지 말고 훌훌 털어버리라”고 말했을 정도다.
김주찬이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더 그렇다. 올 시즌 그의 첫 번째 목표는 ‘부상 방지’였지만, 시즌 개막전에서 오른쪽 종아리에 통증을 느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대구 원정 3연전 첫 날인 10일 삼성전이 바로 그의 복귀전이었다. 이 홈런들과 함께 김주찬은 팀의 연패도 끊고, 완벽한 몸 상태도 동시에 알렸다.
김주찬은 “홈런을 노렸다기보다 정확하게 맞히자는 생각만 했는데, 장타로 이어졌다”며 “개막 직후 부상을 당하면서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많이 미안했다. 오늘 지면 자칫 연패가 길어질 수 있어서 어떻게든 연패를 끊자는 생각만 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경기에 많이 나서지는 못했지만 타격 훈련을 충분히 해서 감은 유지하고 있었다. 앞으로 공수에서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대구|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