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으로 들었소, 글발 죽이는 여자들

입력 2015-04-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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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장성주-김인영-박지은-김이영(맨 왼쪽부터). 사진|SBS·스포츠동아DB·MBC

작가 장성주-김인영-박지은-김이영(맨 왼쪽부터). 사진|SBS·스포츠동아DB·MBC

■ 안방극장 주무르는 스타 여성작가 4인


정성주, 캐릭터 세밀한 감성 묘사의 대가
김인영, 독특한 개성의 여주인공 큰 인기
박지은, ‘별그대’ 대히트…예능감도 갖춰
김이영, 이병훈PD 애제자로 사극에 강해


정성주(59), 김인영(46), 김이영(40), 박지은(39). 한국 방송드라마의 대표적인 여성작가들이다. 각기 개성 강한 필력을 ‘주무기’로, 내놓는 드라마마다 시청자의 시선을 모으며 ‘스타 작가’로 불리고 있다. 방송사 편성, 톱스타 캐스팅 등을 움직이는 강한 ‘파워’도 거기서 나온다. 이들이 또 다시 안방극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가 대부분 한자리수 시청률로 저조한 수치인 가운데 먼저 선보인 이들의 드라마는 눈에 띄는 결과를 내고 있다. 또 방송을 앞둔 드라마 역시 이들의 이름값만큼 기대를 모은다.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사진제공|SBS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사진제공|SBS



● 정성주…중년여성의 세밀한 감성

▲ 데뷔=1979년 동아일보 희곡 신춘문예 당선
▲ 대표작=‘우리들의 천국’(1990·MBC) ‘신데렐라’(1997·MBC) ‘장미와 콩나물’(1999·MBC) ‘아줌마’(2000·MBC) ‘밀회’(2014·JTBC), 현재 SBS ‘풍문으로 들었소’(사진) 방송 중
▲ 최고 시청률=48%(신데렐라)

“정성주 작가의 대본은 일상적이면서도 일상적이지 않다.” 정 작가가 대본을 쓴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풍문)를 비롯해 ‘밀회’, ‘아내의 자격’ 등에 연이어 출연한 연기자 장현성의 말이다. 일상적인 모습을 ‘가장 일상적으로’ 그리면서도 진부하지 않다는 의미다. 세부 묘사에도 강하다. ‘풍문’에 출연 중인 유호정은 “말투나 걸음걸이까지 모두 지문에 표현되어 있다. 드라마를 모니터하면서 연기자의 말투나 움직임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는 중년여성의 세밀한 감성을 그리는 데서도 힘을 발휘한다. ‘아줌마’ ‘장미와 콩나물’ ‘추억’ 등에서 기혼여성의 삶을 생생하게 그리면서도 때로는 결점 많은 인간이 성숙해가는 과정을 세심하게 그려내 호평 받고 있다.

KBS 2TV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 사진제공|KBS

KBS 2TV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 사진제공|KBS


김인영…‘기 센 여자들’, 여기 다 있다!


데뷔=1994년 MBC ‘짝’
대표작=‘진실’(2000·MBC) ‘맛있는 청혼’(2001·MBC) ‘결혼하고 싶은 여자’(2004·MBC) ‘메리대구 공방전’(2007·MBC) ‘태양의 여자’(2008·KBS 2TV) ‘적도의 남자’(2012·KBS 2TV), 현재 KBS 2TV ‘착하지 않은 여자들’(사진) 방송 중
최고 시청률=27.3%(태양의 여자)

대부분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려온 대표 작가다. 작품 속 여주인공들은 저마다 자존심과 개성이 강하고 또 독특하다.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김혜자를 비롯해 데뷔작인 ‘짝’의 김혜수, ‘결혼하고 싶은 여자’ 명세빈, ‘메리대구공방전’의 이하나, ‘태양의 여자’ 김지수, ‘적도의 남자’의 이보영 등이 그렇다. 속도감 있는 전개나 톡톡 튀는 대사 등 트렌디 드라마에 더욱 강하다. “오랜만의 드라마라 걱정이 많았지만 굉장히 특이하고 참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김혜자의 말처럼 김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여전히 살아 있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사진제공|SBS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사진제공|SBS



● 박지은…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


데뷔=1998년 KBS 2TV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
대표작=‘칼잡이 오수정’(2007·SBS) ‘내조의 여왕’(2009·SBS) ‘역전의 여왕’(2010·SBS)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KBS 2TV) ‘별에서 온 그대’(2013·SBS·사진),5월 ‘프로듀사’ 방송 예정
최고 시청률=45.3%(넝쿨째 굴러온 당신)

트렌디 드라마를 잘 쓰기로 유명한 작가. 사실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김남주의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연속 성공하면서 주목받았다. 지난해 초 전지현의 복귀작 ‘별에서 온 그대’가 국내와 중국에서 인기를 모으면서 스타 작가의 대열에 합류했다. 예능프로그램 출신답게 여성 캐릭터를 코믹하게 그릴 줄 안다. KBS 2TV ‘프로듀사’를 통해 자신의 강점인 ‘예능적’ 캐릭터를 아이유와 공효진을 통해 녹여낼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MBC 드라마 ‘화정’. 사진제공|MBC

MBC 드라마 ‘화정’. 사진제공|MBC


김이영…역사에 강하다


데뷔=1999년 MBC ‘허준’
대표작=‘네 자매 이야기’(2001·MBC) ‘내사랑 팥쥐’(2002·MBC) ‘이산’(2007·MBC) ‘동이’(2010·MBC) ‘마의’(2012·MBC), 현재 MBC ‘화정’(사진) 방송 중
최고 시청률=36.3%(이산)

‘사극의 대부’ 이병훈 PD의 애제자다. 김 작가는 이 PD와 함께 ‘이산’ ‘동의’ ‘마의’ ‘허준’ 등 사극을 집필했다. SBS 드라마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내사랑 팥쥐’ 등 현대극으로도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지만, 전공(성균관대 역사학과)을 살려 사극에 더욱 강한 면모를 과시해 왔다. 13일부터 방송한 MBC ‘화정’ 역시 전문분야인 팩션 사극이다. MBC 관계자는 “김 작가는 극적 요소가 많은 사극에 애착이 많다”면서 “구성도 이전보다 탄탄해졌다”며 50부작의 호흡이 긴 사극에서 그가 풀어낼 힘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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