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그램, 파일럿·시즌제로 ‘시청률 눈치보기’

입력 2015-04-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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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예능 프로그램 ‘두근두근 인도’ 포스터. 사진제공|KBS

방송사들, 시청자 반응 살핀 후 정규편성
‘다양한 아이디어·무분별한 일회성’ 공존

예능프로그램의 방송횟수가 짧아지고 있다. 명절이나 봄·가을 개편 등에 한정됐던 파일럿 프로그램이 이제는 특정시기와 상관없이 잇따라 방송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KBS 2TV ‘두근두근 인도’는 4부작 프로그램. ‘취재 예능’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돌 스타들이 인도에서 일종의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겪는 일을 보여준다. 동방신기 최강창민, 슈퍼주니어 규현, 샤이니 민호, 인피니트 성규, 씨엔블루 종현, 엑소 수호 등 한류 아이돌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17일 방송을 시작한 KBS 2TV ‘나를 돌아봐’는 타인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프로그램으로 이 역시 총 4부작이다. 이경규 조영남 김수미 유세윤 등이 출연한다.

조민수 김현주 손태영 등 6명의 여자 연기자들이 액션연기에 도전하는 KBS 2TV ‘레이디 액션’도 2부작으로 29일부터 방송될 예정이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용감한 가족’도 10부작의 ‘한시적 방송’이었고, 유재석과 김구라의 호흡으로 화제를 모았던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도 지난달 31일, 단 1회로 끝났다.

이 같이 한시적인 프로그램이 잇따라 방송되는 이유는 시청률 때문이다. 과거 시청률 보증수표였던 ‘톱스타’나 ‘아이돌’ 등이 더 이상 시청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각 방송사들은 시청자 반응을 먼저 살핀 후 정규편성을 해도 늦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저조한 시청률로 폐지되는 ‘굴욕’을 당하기 전, ‘파일럿’ ‘시즌제’라는 명분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정규프로그램으로 편성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KBS 예능국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정규로 편성하기까지 만만치 않은 과정을 거친다. 정규 편성 후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다고 폐지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이런 방송시스템에 따라 패턴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아이디어의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 쉽게 사라지는 일회성 프로그램이 무분별하게 나오는 분위기를 조장할 수도 있다”고 우려도 제기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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