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2’와 보낸 시간, 꿈을 꾼 건 아니겠죠?

입력 2015-04-21 0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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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군단이 지난주 한국을 휩쓸고 떠났다. 마블 역사상 최고의 프로젝트답게 2박 3일간의 내한 행사는 짧고 굵게 마무리됐다. 일정 내내 그들을 쫓아다녔다. 아이돌 콘서트보다 뜨겁고 이웃사촌보다 친근했던 ‘어벤져스’의 내한 일정을 되돌아본다.

앞서 ‘어벤져스2’는 지난 3월 중순 내한 행사 기획 단계부터 크게 주목받았다. 개봉일부터 내한 행사 등 이슈 하나하나가 반향을 일으켰다. 각종 포털 사이트 메인을 장식하는 것은 물론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는 것은 기본.

이 시점에 수입 배급사 월트 디즈니 코리아는 “조스 웨던 감독을 비롯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마크 러팔로 그리고 수현이 4월 17일 내한 행사에 참석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부 팬들은 스칼렛 요한슨의 내한 불발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할리우드 톱스타가 하나도 둘도 아닌 셋이나 입국한다는 소식은 팬들의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감독과 배우진은 17일 공식 행사에 앞서 16일 입국했다. 그러나 디즈니 측은 대대적으로 서막을 올리기보다 비공개를 택했다. 16일이 세월호 추모 1주기인 만큼 국내 정서를 고려해 조용히 입국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100여명의 경호원이 배우진 입국 전부터 진을 치는 바람에 이를 모르던 시민들까지 모여드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호텔로 이동한 ‘어벤져스’ 군단은 그날밤 한국식 바비큐를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 코미디 프로그램보다 재밌는 ‘할리우드 개그’

다음날 이들은 하루를 꽉 채운 스케줄로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냈다. 먼저 오전 내한 기자회견에서 화려한 입담으로 국내 취재진을 사로잡았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매너와 크리스 에반스의 재치 그리고 마크 러팔로의 너스레가 결합해 최고의 시너지를 냈다.

이들은 1시간도 채 안 되는 기자회견동안 수많은 어록을 남겼다. 대표적으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쇼핑할 게 밀려있으니까 빨리 진행 부탁한다”고 농담 반 진담 반의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그는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인사동에 들렀으며 손수 쇼핑 인증 영상을 공개했다.

더불어 마크 러팔로는 전날 먹은 바비큐를 극찬하며 처음으로 찾은 한국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안녕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건배” 등 미리 준비한 한국말 인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조스 웨던 감독이 “‘어벤져스2’를 끝으로 하차한다”고 밝히자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할리우드 액션을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 ‘불금’ 제대로 즐긴 ‘어벤져스’

‘어벤져스’의 밤은 낮보다 더 화려했다. 방송 인터뷰 일정을 마친 이들은 해가 지고 난 뒤 본격적으로 국내 팬들을 만났다. 서울무역전시장에 설치된 약 300m에 달하는 초대형 레드카펫에 오른 것.

현장에는 ‘어벤져스’를 보기 위해 3시간 전부터 모인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팬들은 행사에 앞서 예고 영상에도 행사장이 떠나갈 듯 소리쳤다. 아이돌의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수준이었다.

이윽고 등장한 감독과 배우진은 어느 팬 하나 소홀히 대하지 않았다. 이들은 철조물과 세트장 사이에 있는 팬들에게도 악수를 건네고 사인을 했다. 팬 한 명 한 명을 살뜰히 챙기다보니 레드카펫을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약 30분이 소요됐다. 결국 마크 러팔로는 레드카펫 후반 경호원에 의해 거의 끌려가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남겼다.

상황은 아쉬웠지만 마크 러팔로는 앞서 기자회견에서 그토록 바랐던 ‘광란의 밤’을 보냈다. 그를 포함한 배우진 그리고 팬들에게도 잊지 못할 하루였으리라. ‘구운몽’ 같은 밤이 지나고 18일 이들은 중국 홍보 행사를 위해 출국했다.

언제 이들을 다시 볼 날이 올까. 물론 그날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을 듯 하다.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막대한 수요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흥행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배우들 또한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크리스 에반스는 벌써 세 번째로 내한한 만큼 친 한파 할리우드 스타로 꼽힌다. 첫 내한한 마크 러팔로도 한국 팬들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떠났다. 때문에 2018년 개봉할 ‘어벤져스3’ 때는 전원 입국을 기대해 볼만 하지 않을까.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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