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환. 스포츠동아DB
그러나 외국인타자의 결장에 가장 타격을 덜 받는 팀이 두산이다. 두산은 루츠가 빠진 자리에 23일 최영진을 등록시켰다가 하루 만에 다시 김재환(27)으로 바꿨다. 24일 잠실 KIA전에 7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재환은 5회까지 첫 3타석에서 전부 안타를 터뜨렸다. 김재환은 이날 낮에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LG와의 2군 경기를 5회까지 뛰던 도중 1군행을 통보받았다. 2군에서 2타수 2안타를 치고 있다 콜업됐으니, 하루 낮밤 경기에서 각각 절반만 뛰고도 5안타를 몰아친 셈이다. 김재환은 이어 7회에는 사구로 출루해 이날 KIA전 4타석에서 모두 출루(2군경기까지 포함해 6연타석 출루)하는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7-3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재환은 이날 경기 후 ‘1군과 2군에서 하루 5연타석 안타를 쳤다’는 말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면서 “2군 경기 직전에 1군으로 향할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 택시로 이동하면서 내심 부진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2군에서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 2군에서는 뒷다리에 중심을 두고 짧게 스윙하는 타격폼을 가다듬었다. 부앞으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엔 원래 루츠가 맡아줬어야 할 3루 포지션에 최주환과 허경민이 버티고 있다. 특히 최주환은 18일 잠실 롯데전에서 역전 끝내기홈런을 치는 등 공격에서도 알차게 성적을 내고 있다. 2군 내야진에도 최영진, 오재일, 고영민이 뛰고 있다. 상황에 따라 골라 쓸 수 있을 대안이 풍족하다.
두산은 24일까지 13승7패로 단독 2위를 달리고 있었다. 놀랍게도 두산의 팀 방어율(5.19)이 9위임에도 이런 성적이 나오고 있다. 팀 타율이 0.286으로 1위이고, 팀 득점(122)은 넥센(135득점)에 이어 2위다. 두산은 넥센보다 1경기를 덜 치렀다. 방망이의 힘으로 초반 고비를 넘기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용병타자의 지원을 받지 않고 가공할 힘을 과시하고 있다.
시즌 전부터 두산은 야수진과 선발에서 호평을 들었다. 관건은 불펜진의 불안이었고, 노경은 등 부상선수가 발생했음에도 선수단이 김태형 감독 체제 하에서 예전의 끈끈함을 되살려가고 있다. 4월 9일 잠실 넥센전 1-0 승리(마야 노히트노런), 4월 15일 수원 kt전 연장 12회 7-6 승리(5시간2분 경기), 4월 18일 잠실 롯데전 9회말 끝내기홈런으로 뒤집기, 4월 23일 목동 넥센전의 7-5 역전승 등이 쌓이며 초반 흐름을 타고 있다. 4월 마지막주 일정이 KIA, kt와의 6연전이라 상승 여력은 더욱 강하게 남아있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