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선영 “콘서트에서 내 인생의 한 조각 보여줄 것”

입력 2015-04-28 13: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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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10주년 콘서트 이후 6년 만에 단독 콘서트 개최하는 김선영

“집들이 하는 기분이에요.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을 다 써야 하니 부담이 크긴 하지만 설렘도 큰 것 같아요. 제가 준비한 음식을 손님들이 맛있게 먹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기분이랄까요?”

뮤지컬 배우 김선영이 단독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5월 4일부터 5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The Queen’s Love Letter’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오르는 그는 어느 때보다 긴장과 설렘에 가득 차 있다. 화려한 분장이 아닌 평범한 메이크업, 무대의상이 아닌 평범한 의상, 역할이 아닌 사람 김선영으로 무대에 선다는 것에 마음가짐이 평소와 달랐다.

“‘뭔가를 보여주겠어!’라는 마음으로 시작하진 않았어요. 배우에게 관객 분들은 정말 소중한 분들이에요. 박수를 쳐주고 응원해주는 분들을 보면 늘 감사해요. 이 마음을 어떻게든 전달하고 싶었어요.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뮤지컬배우가 팬들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노래가 아닐까요? 무대에서 넘버가 아닌 제 마음을 담은 노래를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어요. 주신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었어요.”

이날 만큼은 초록색 피부의 ‘엘파바’도 아닌, 돈키호테의 여인 ‘알돈자’도 아닌 뮤지컬배우 김선영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 그는 노래로 그의 인생의 한 조각을 꺼내서 이야기 해줄 예정이다. 그동안 불렀던 뮤지컬 넘버뿐 아니라 지금의 배우 김선영이 있기까지 영향을 받았던 노래들을 팬들과 함께 부르며 공유할 것이다.

“저라고 별다르지 않아요. 누구나 즐겨 들었던 팝송이나 가요를 들으며 살았고 그 음악들이 제 삶에 영향을 줬어요. 음악을 함께 부르고 들으면서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뮤지컬 갈라쇼처럼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제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라고 생각해요.”

그의 콘서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무래도 힙합 무대가 아닐까. 가수 휘성의 소개로 인연이 닿아 힙합 그룹 ‘배치기’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김선영은 웃으면서 “물론 내가 랩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평소 ‘배치기’의 노래를 좋아했다. 함께 공연을 하면 새로운 무대가 탄생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뮤지컬 배우이자 남편인 김우형 역시 김선영이 콘서트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5일 공연에는 게스트로도 참석한다. 김선영은 “남편이 없었으면 이 정도로 준비할 수 없었을 것이다. 틈틈이 필요한 것을 체크해준다. 왠지 모를 시너지효과를 경험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위키드’ 때도 느꼈지만 혼자보다는 둘이 좋은 것 같아요. 그동안 뭐든지 저 혼자 결정을 했는데 옆에서 도움을 받으니 힘이 돼요. 물론 사이가 좋아야 가능해요. (웃음) 남편과 함께 살면서 제 그릇이 커진 기분이에요. 배우로 살아간다는 것은 구조적으로 온전히 자기중심적이 될 경우가 많아져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내 인생에 들어오면서 남을 보기 바라보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러면서 스스로 자유로워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늘 나만 생각하니 스스로 얽매였던 거죠. 그런데 함께 하며 조금씩 저를 다른 사람들과 희석시키면서 자유로워졌죠. 콘서트에서도 이랬던 저의 모습을 이야기하려고요. 솔직한 마음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콘서트를 준비하기 전 김선영은 잠시 미국 뉴욕에 다녀오기도 했다. ‘위키드’를 성황리에 마치고 휴식 차 방문했던 뉴욕에서 ‘위키드’ 대신 ‘라이온 킹’을 봤다고 했다. 그는 “‘위키드’를 보고 싶긴 하다가도 굳이 또 볼 필요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브로드웨이에서 본 ‘위키드’의 스팟 영상은 진한 여운을 남겼다. 김선영은 “화면을 볼 때마다 내가 5개월 동안 초록색 분장을 하고 다녔다니 믿기지가 않았다”며 “스스로 치열했고 열정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뿌듯한 작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좋은 추억은 잠시 접어둔 채 그는 다시 즐거운 오늘을 살기 위해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있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머나먼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않은 것이 그가 삶을 걷는 방식이기도 하다. 김선영은 “같은 공연이지만 어제와 다른 오늘이 있기 때문에 즐겁게 살 수 있는 것”이라며 “과거와 미래에 집착하다보면 오늘의 내 모습은 참 불행하더라. 그래서 순간을 즐겁게 살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알프레드 아들러 심리학을 담은 ‘미움 받을 용기’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런 내용이 있어요. 현재를 춤추듯 살라고. 참 인상적이었어요. 우리가 맞닥뜨리는 순간을 영원처럼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요즘은 너무 미래를 준비하거나 과거에 연연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제 콘서트를 오시는 관객들도 공연을 보는 동안은 그 순간을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현재를 즐기세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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