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임창용 선배가 ‘미안하다’고 하실 때, 오히려 제가 뭉클했습니다.”
삼성 차우찬(28·사진)은 올 시즌 2차례나 아쉽게 승리를 놓쳤다. 삼성 소방수 임창용(39)이 기록한 2번의 블론세이브가 하필이면 모두 차우찬 등판 경기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5일 잠실 LG전에서 6.2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잘 던졌지만 임창용이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이 첫 번째. 28일 대구 LG전에서도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지만, 다시 임창용이 9회 2점차 리드를 날려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차우찬의 승수는 여전히 ‘2’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차우찬은 29일 LG전에 앞서 고개부터 저었다. “두 번 다 LG를 상대로 게임이 꼬였다는 게 걱정이 될 뿐, 내 승리가 날아간 것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며 “아마도 나보다 임창용 선배가 훨씬 더 마음이 아프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임창용은 경기가 끝난 뒤 차우찬에게 “미안하다”는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누구보다 무거운 마음이었을 터다. 차우찬 역시 “그렇게 말씀하실 때 내가 오히려 더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얼마나 미안하실지 나도 잘 알지 않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차우찬은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투수다. 소방수가 승리를 날리는 날보다 지켜주는 날이 더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저 팀의 아픈 패배가 더 마음에 걸릴 뿐이다. 그는 “경기에서 지고 나서 우리 팀답지 않게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던 게 가장 안타까웠다”고 다시 한번 팀워크를 강조했다.
대구|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