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이동국(가운데)이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0라운드 울산과의 원정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2-1로 이긴 뒤 팀 후배 이재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울산|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최강희 감독 “후반 승부수 전략이 주효”
서울 고명진 결승골…원정 5G 무승 끝
포항,성남전 종료직전 연속골 허용 2-2
“초반은 대단했는데, 지금은….”
요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울산현대에 대한 축구계의 반응은 한결같다. 일본 J리그에서 새 바람을 일으킨 뒤 울산 지휘봉을 잡은 윤정환 감독에 대한 기대가 높아서였을까. 대부분 ‘실망스럽다’는 분위기다. 개막 후 8경기 무패(3승5무)를 달렸던 울산은 5일 9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1-2로 덜미를 잡히며 첫 패를 당했다. 주목할 점은 3승이 시즌 초 4경기에서 거둔 소득이란 점이다.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의 10라운드. 킥오프를 앞두고 전북 최강희 감독의 말이 정곡을 찔렀다. “시즌 초 3경기를 지켜보며 울산을 상대하는 게 만만치 않겠다 싶었다.” 울산은 개막 후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에 2연승한 뒤 김태환이 퇴장당한 전남 드래존즈와의 3라운드를 0-0으로 비긴 뒤 4라운드 광주FC전(2-0)까지 승승장구했다. 그런데 여기까지였다. 첫 골 후 동점을 내주는 패턴이 3경기 연속 이어지더니 8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전(1-1)에선 선제골을 내준 뒤 비겼고, 제주전에선 역전패했다.
최 감독은 “울산이 선제골 이후 자주 비기더라. 후반에 강한 수원처럼 울산은 전반 집중력이 높다”고 했지만, 이는 ‘후반에 약한’ 팀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울산 윤정환 감독도 “90분간 집중해야 한다”고 인정하며 쉽게 흥분하는 태도, 개인주의적 성향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팀을 만드는 과정이고, 충분히 고칠 수 있다”고 덧붙였지만 안색은 어두웠다.
아니나 다를까. 울산은 여전히 후반에 약했다. 김신욱-양동현이 나선 투톱은 전북보다 부족했다. 후반 7분 이동국이 교체 투입되고, 후반 30분 에두가 아웃될 때까지 23분여간 이뤄진 전북의 투톱은 강력했다. 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관전하는 가운데 이동국은 후반 19분 이재성이 얻은 페널티킥 찬스를 살렸고, 후반 23분 에두의 결승골을 도왔다. 8승1무1패(승점 25)가 된 전북은 전날(9일) 광주 원정에서 2-0으로 이긴 2위 수원과의 격차를 승점 8로 유지했다. 울산은 후반 22분 마스다의 동점골로 잠시 웃다가 결국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최 감독은 “울산의 집중력이 좋은 전반을 무실점으로 막고, 후반 승부수를 띄운 게 주효했다”고 했고, 윤 감독은 “안 좋은 시기다. 의지가 결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서울은 고명진의 결승골을 앞세워 부산 원정에서 1-0으로 이겨 최근 원정 5경기 무승(2무3패)에서 탈출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성남FC를 홈으로 불러들인 포항은 손준호-이광혁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서다 경기 종료 직전 조르징요에게 연속골을 허용해 2-2로 비겼다. 포항에선 막판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일부 팬들이 욕설을 하며 그라운드 난입을 시도해 경기가 지연되는 불상사가 빚어지기도 했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