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재원, ‘김광현의 포수’라는 책임감

입력 2015-05-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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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김광현(오른쪽). 스포츠동아DB

SK 에이스 김광현(27)은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3이닝 7실점을 했다. 김광현이 올 시즌 6이닝 이상을 못 던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수비도움을 못 받았다 치더라도 6볼넷 6자책점은 김광현의 실력을 생각할 때, 참사에 가까운 결과였다.

그래서 SK 선수들은 14일 0-7로 밀리던 경기를 9-8로 뒤집었을 때, 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9회말 2사에서 터진 브라운의 역전 끝내기 2점홈런 자체도 짜릿했지만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의 의미를 알기 때문이다. 끝내기 승리 직후 김광현이 유독 기뻐하는 모습이 비쳤다. 에이스이자 팀의 일원으로서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는 마음의 부담을 조금은 덜 수 있는 결과에 감격한 것이다.

그러나 정말 기뻐한 사람이 김광현만은 아니었다. 14일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포수 이재원(28)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재원은 15일 잠실 LG전에 앞서서 “투수가 그렇게 맞으면 포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올 시즌 김광현이 등판한 8경기 중 딱 절반인 4경기에서 포수로 나섰다. SK 김용희 감독은 정상호와 이재원을 2:1 비율로 기용할 방침을 밝힌 바 있는 점을 감안하면 김광현 등판 때, 이재원이 많이 나온 편이다.

김광현은 시즌 5승을 거뒀는데 이 중 3승이 이재원과의 합작한 결과다. 특히 5월 들어 1일 광주 KIA전부터 3경기 연속해서 김광현-이재원 배터리가 등장했다. 속전속결 리드를 선호하는 편인 이재원과 파워피처인 김광현의 궁합이 괜찮았다고 볼 수 있다. 14일 경기만 빼면 전체적인 데이터(3경기 20.2이닝 1자책점)도 이재원이 포수 마스크를 쓸 때가 더 좋았다.

이제 KBO 톱클래스 타자로 올라섰지만 이재원은 지명타자보다 포수로서 성장하고픈 마음이 강하다. 그래서 팀이 이겼어도 어제 에이스의 7실점에 대한 아픔을 공유하고 있었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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