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2’ 1000만 돌파①] 내부적 분석…서울·수현 친韓 전략 통했다

입력 2015-05-18 06: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드디어 그날이 왔다.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이 17일 ‘1000만 클럽’에 가입했다.

이날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벤져스2’는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이후 25일 만이다.

이 같은 결과는 그리 놀라운 소식이 아니다. 1000만을 넘어서는 흥행은 개봉일이 확정되기 전부터 이미 예견된 미래였다. 다만 그 시점에 대한 추측이 오갔을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는 앞서 ‘1000만 클럽’에 이름을 올린 14편보다 비교적 길이 잘 닦인 작품이었다. 그 이유를 작품 안팎으로 바라봤다.


● 내부적 요인_ ‘어벤져스2’의 한국 사랑과 국내 관객들의 고객 충성도

‘어벤져스2’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지난해 봄부터 뜨거웠다. 영국 이탈리아 남아공 등 전세계를 넘나드는 이 블록버스터의 촬영지에 대한민국이 포함됐기 때문.

영화를 연출한 조스 웨던 감독은 “한국은 첨단 도시의 모습과 수려한 자연을 함께 갖춘 나라라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 영화를 사랑하고 또한 서울을 사랑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 두가지를 한 군데에 담아서 전세계에 최초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벤져스2’ 제작진은 지난해 3월 30일 마포대교 촬영을 시작으로 세빛섬, 상암동 DMC 월드컵 북로, 청담대교 북단램프, 강남대로, 경기 의왕 계원예술대 인근 도로, 탄천 주차장 그리고 문래동 철강단지까지 총 16일 동안 촬영을 진행했다. 당시 캡틴 아메리카 역을 맡은 크리스 에반스와 내한해 상암에서 촬영에 임했다.

촬영 이후 크리스 에반스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열정은 대단하다. 며칠 동안 도로를 통제하는 등 배려가 깊었다”고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뚜껑을 연 ‘어벤져스2’에서 한국은 약 20분 정도 그려졌다. 보는 시선에 따라 다르겠지만 141분의 러닝타임에 총 23개 지역이 나온 것을 고려했을 때 적은 수준이라고 보기 힘들다.

영화 속 서울의 모습에 대해 여러 지적이 제기됐지만 이하 막론하고 영화 팬들은 마블 역사상 최고치 제작비 2억5000달러가 투입된 이 초대형 작품에 한국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열광했다. 영화를 낯설어 하는 일반 시민들도 “한국이 나온다니 꼭 봐야겠다”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 배우 수현의 캐스팅도 관객들의 호감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수현이 맡은 역할은 극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전 공학자이자 어벤져스의 조력자인 닥터 헬렌 조. 조스 웨던 감독은 “한국은 유전 공학으로 각광 받는 나라기 때문에 반드시 한국인을 캐스팅하려 했다”고 전언한 바 있다.

개봉 전에는 헬렌 조가 어벤져스의 일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의 분량이 아주 적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헬렌 조가 비전의 탄생에 키를 쥔 인물이기에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 영화의 결말을 놓고 그가 후속편에 출연할 가능성도 제기되기도 했다.


한국과 수현뿐 아니라 역대급 내한 프로젝트 등도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수현을 비롯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반스 그리고 조스 웨던 감독은 지난달 16일 내한해 기자회견과 쇼케이스에 참석했다. 흥행에 있어 한국이 중요한 시장이 된 만큼 월드 프리미어 행사 중 아시아 첫 국가로 대한민국을 선택했다.

이처럼 ‘어벤져스2’ 측은 제작 단계부터 홍보 과정까지 한국을 여러 차례 고려했다. 외부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어벤져스2’의 한국에 대한 애정과 국내 관객들의 바람이 잘 어우러져 최고의 시너지를 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더욱 강력해진 어벤져스와 평화를 위해서는 인류가 사라져야 한다고 믿는 '울트론'의 사상 최대 전쟁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2015년 개봉작 중 첫 1000만 영화로 ‘아바타’(2010) ‘겨울왕국’(2014) ‘인터스텔라’(2014)에 이어 네 번째로 1000만 클럽에 합류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