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준, 생애 첫 우승 “10년 걸렸어요”

입력 2015-05-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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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골프장에서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데뷔 10년 만에 첫 우승에 성공한 문경준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PGA

17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골프장에서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데뷔 10년 만에 첫 우승에 성공한 문경준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PGA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 4언더파 우승
골프장 연습생 출신…2006년 투어프로
일본투어 포기하고 출전 “최고의 선택”

연습생 출신 문경준(33·휴셈)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겸 원아시아투어인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0억원)에서 프로 데뷔 10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문경준은 17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쳤지만 합계 4언더파 284타로 정상에 올랐다.

문경준은 대학 때 본격적으로 골프를 한 늦깎이 골퍼다. 처음 골프채를 잡은 건 고등학교 2학년 때. 그러나 당시 1000만원씩 하는 전지훈련 비용이 없어 포기했다. 그러다 대학 때 다시 골프를 시작했다. 경희대 재학 중 교양수업으로 골프를 배웠고, 그 길로 프로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다. 테니스 선수로 활약한 덕분에 골프실력도 빠르게 늘었다. 2년 만에 세미프로 자격을 땄고, 다시 2년 만인 2006년 투어프로가 됐다. 프로가 되기 전에는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연습생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7∼8년 동안 중하위권에서 맴돌며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4년은 문경준의 골프인생에서 전환점이 됐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에 가깝게 다가섰다. 7월 열린 KPGA선수권에서는 최종일 선두로 나서다 준우승했고, 신한동해오픈도 준우승했다. 경험부족이라는 과제를 남겼지만 자신감을 찾은 건 가장 큰 소득이었다.

골프선수로 힘든 시간도 있었다. 2008년 시즌 이후 공황장애와 비슷한 증세가 발생했다. 정확한 병명을 판정받은 건 아니지만, 당시엔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 이상을 올라가기 힘들 정도였다. 문경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군 입대를 선택했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10년 간 기다려온 첫 우승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이번 대회 2라운드까지 공동선두였던 문경준은 3라운드에서 2타차 2위로 밀려났다. 작년 2번의 준우승을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2번과 3번홀에서 연속 버디에 성공한 문경준은 선두 제이슨 노리스(호주)를 제치고 단독선두로 나섰다. 8번과 11번홀에서 보기로 잠시 주춤했지만, 13번과 14번홀에서 연속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예약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트리플보기를 적어냈지만, 10년 동안 기다려온 우승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우승상금 2억원.

문경준은 “솔직히 많이 긴장했지만 ‘나는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면서 집중했다. 이번 주 일본투어에 나갈 기회가 있었는데 포기하고 이 대회에 나왔다. 내 생애 최고의 선택이었다”며 기뻐했다.

김도훈(26)과 제이슨 노리스 등 4명이 합계 2언더파 286타를 쳐 공동 2위에 올랐고, 최고령 컷 통과(60세4개월) 기록을 세운 최상호는 공동 26위(6오버파 294타)로 대회를 마쳤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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