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 ‘KBO리그 워크호스’

입력 2015-06-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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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준. 스포츠동아DB

올시즌 포함 최근 9년간 투구이닝 전체 1위

롯데 송승준(33·사진)은 2007년부터 2015년 6월 1일까지 KBO리그 투구이닝에서 전체 1위(1280.2)다. 2위인 삼성 장원삼(1181.2이닝)보다 거의 100이닝이 많다. 이 기간 동안 1000이닝 이상 던진 투수는 총 6명인데, SK 김광현(1090.2이닝), 삼성 윤성환(1081.1이닝), 전 한화 류현진(1067.1이닝), 두산 장원준(1005이닝)이 송승준과 장원삼의 뒤를 잇고 있다. 2013시즌 LA 다저스로 떠난 류현진을 빼면 송승준이 압도적 1위다.

그럼에도 나머지 5명의 투수에 비해 송승준의 커리어 대비 연봉은 저렴(3억4000만원)하다. 이 기간 송승준(89승)보다 승리를 더 많이 얻은 투수는 장원삼(91승)뿐이다. 퀄리티 스타트(108회)로 따지면 류현진(111회)만이 그 위에 있다. 9이닝당 탈삼진 비율로 따지면 김광현(7.61개)이 유일하게 송승준(6.44개)을 앞선다.

이런 ‘저평가’에 대해 송승준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내가 큰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어서 팬들의 이미지에 강인한 인상을 못준 것 같다”며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았다. 그러나 사람들이 잘 몰라준다고 해서 몸을 아껴가면서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송승준은 “아는 분들은 ‘미국에 안 갔으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대우를 받지 않았겠느냐’고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경험이 있었기에 이런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마이너리거로 힘겹게 생활하면서 배운 야구에 대한 자세와 책임감이 ‘워크호스’ 송승준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송승준은 지난달 9일 옆구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갑작스레 제외됐다. 그러나 5월 21일 사직 KIA전에 불펜으로 전격 컴백해 2.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얻더니, 5월 26일 문학 SK전과 5월 31일 울산 한화전에선 잇달아 선발승을 챙겼다.

송승준은 에이스라는 말을 들으면 아주 부담스러워한다. 스스로 그런 칭호를 들을 자격이 못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가 쌓아올린 숫자는 어느 에이스보다 견고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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