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공 107개로 완봉승…소사, 위기의 LG 구했다

입력 2015-06-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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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가 가장 어려울 때 LG를 구했다. 17일 잠실 KIA전에 선발등판해 9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투로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스포츠동아DB

시속 150km 넘는 직구·완벽 슬라이더
KIA 타선 단 두차례 선두타자 출루 그쳐
985일만에 2번째 완봉승…시즌 6승째
“변화구가 잘 들어갔다”…팀은 3연패 끝

이 번 시즌 이런저런 이유로 주춤거리던 LG가 헨리 소사(30)의 역투를 앞세워 3연패에서 탈출했다. 외국인타자 잭 한나한을 애매모호한 시기에 바꾸고, 주전 베테랑들이 2군에서 아직 올라오지 못해 상승할 계기를 만들지 못하던 LG로선 소사 덕분에 한시름을 덜었다.

소사는 1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전에서 9이닝을 4안타 1사구 무실점으로 막았다. 투구수는 107개였다. 올 시즌 KBO리그 5번째 완봉승이다. 소사는 KIA 시절이던 2012년 10월 5일 광주 삼성전 이후 985일 만에 자신의 한국무대 2번째 완봉승을 신고했다. 시즌 6승째(6패)다.

시속 150km를 넘는 힘 있는 직구와 슬라이더는 경기 내내 위력적이었다. KIA 타선이 쉽게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경기 전 LG 차명석 수석코치는 “야구를 하다보면 벤치에서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을 때가 있다. 하나는 투수가 완봉을 해줄 때고, 또 하나는 타선이 초반에 대량득점을 해서 상대팀에서 일찍 주전들을 빼줄 경우”라고 말했다.

KIA 타선은 소사의 완벽한 공에 눌려 4·8회, 두 차례만 선두타자가 출루했다. 2루타도 3개를 쳤지만, 1사 또는 2사 후였다. 소사의 빼어난 구위로 봤을 때 이날만큼은 연속안타를 뽑아내기 힘들었다. 소사는 7회를 90개 미만의 투구로 막고 무실점으로 버텼다.

8회 KIA 첫 타자인 대타 신종길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것이 완봉으로 가는 길에서 가장 큰 고비였다. 여기서 대타 박기남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낸 소사의 공격 피칭이 빛났다. KBO리그에서 활약하는 투수 가운데 공 자체의 위력만으로 본다면 최고라는 평가답게 1사 1루서 강한울을 2루수 병살타로 요리했을 때, 딱 100개의 투구를 기록했다.

LG 벤치는 투구수를 고려해 소사의 교체도 생각했으나 “더 던지겠다”는 뜻을 받아줬다. 9회 팬들의 박수 속에 마운드에 오른 소사는 김주찬∼김주형∼김다원을 외야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김다원을 상대로 한 106번째 공이 이날의 최고 스피드(시속 156km)를 기록했다. 그 기세에 눌린 김다원은 결국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경기 후 소사는 “변화구가 잘 들어갔다. 타자들과 야수의 도움이 컸다”고 밝혔다.

소사가 최근 2경기에서 실패했던 원인은 슬라이더의 구위가 이전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2패에서 소사는 문제점을 수정했다. 이날은 완벽에 가까운 슬라이더로 직구의 위력을 배가시켰다. 문제점이었던 컨트롤도 좋았다. 스트라이크가 77개, 볼이 30개였다. 전날 KIA와 1점차 혈투를 치르면서 필승조를 가동하고도 성과를 내지 못했던 LG로선 승리도 승리지만, 불펜투수를 아끼게 해준 소사의 완봉이 더욱 고마웠다.

잠실 l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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