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열흘 붉은 꽃은 없다'고 했었다. 아무리 영화를 누리더라도 언젠가는 그 영광이 끝을 맺는다는 의미다.
예능 프로그램 역시 이와 같다. 어쩔 때는 어느 게스트가 나와도 시청률이 터지고 이슈가 되지만 몰락이 다가올 때는 인기 아이돌이 나와도 소용이 없다.
이런 현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다름 아닌 KBS2 '해피 투게더 시즌3'다. 2001년에 시작된 시즌1부터 계산하면 장장 14년이 넘는 장수 프로그램이지만 KBS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하기엔 그 성적표가 너무나 초라하다.
최근 3개월 간 '해투3'의 시청률(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을 살펴보면 지난 4월 2일에 방송된 MC 추천 특집이 6.4%의 시청률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동시간대 방송된 SBS '백년손님 자기야'는 올 초부터 꾸준히 7~8%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어 목요 예능의 제왕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해투3'의 시청률을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면 상황의 심각성이 더욱 눈에 띄게 드러난다. 방송가의 기대를 모았던 빅뱅 특집의 시청률은 4.6%의 수치를 나타냈다. 이는 황신혜, 이본, 곽정은 등이 출연한 '5월의 여왕' 특집이 기록한 시청률 5%보다 낮은 수치다.
앞서 언급한 숫자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해투3' 부진의 원인을 가늠할 수 있다. 최근 3개월 사이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MC 추천과 낮은 수치에 속하는 빅뱅 특집을 비교해 보면 확실히 게스트가 누구냐에 따라 시청률이 움직이는 것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왜 '해투3'는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유재석과 박명수, 박미선이라는 걸출한 MC들을 데리고 있음에도 왜 이런 결과를 맞는 걸까.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제작진 쪽에서 나름 포맷의 변화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야간매점이 사라졌다가 부활하는 걸 보라. 이건 아이디어가 말랐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후 그는 "'해피투게더'는 지금까지 침체기 때마다 완전히 새로운 포맷으로 어려운 시기를 이겨왔다. 이제 사우나 포맷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비록 침체기라고 해도 '해피 투게더'도 '1박 2일 시즌3'처럼 다시 부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사진제공=KBS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