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갱어·쌍둥이…여배우 ‘1인 2역’ 시대

입력 2015-06-25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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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에 ‘1인2역’ 풍년이다. 지상파 방송3사가 나란히 1인2역을 주요 장치로 내세워 흥미를 돋우고 있다. 김소현이 KBS 2TV ‘후아유-학교2015’에서 쌍둥이를, 수애는(아래) SBS ‘가면’에서 도플갱어로 1인2역을 소화했다. 사진제공|KBS 화면 캡처·SBS

수애 ‘가면’ 극과극 도플갱어 여주인공
김소현 ‘후아유’서 쌍둥이 역 특수촬영
김현주·이영애·김소은도 1인2역 예정

안방극장에 1인2역 캐릭터가 넘쳐나고 있다.

최근 종영한 KBS 2TV ‘후아유-학교 2015’를 비롯해 현재 방영 중인 SBS 수목드라마 ‘가면’, 여름 방송을 시작하는 MBC ‘밤을 걷는 선비’, SBS ‘애인있어요’, 내년 방송 예정인 ‘사임당 더 허스토리’ 등 많은 드라마가 1인2역 캐릭터를 내세워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그동안 1인2역 캐릭터는 일란성 쌍둥이를 표현하기 위해 종종 선보여 새로울 것이 없지만, 지상파 방송 3사가 공통적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도플갱어, 타임슬립 등 극적 장치를 추가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촬영기법도 날로 발전해 보는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1인2역 캐릭터. 그 매력은 뭘까.

수애·이영애·김현주…도플갱어·쌍둥이·타임슬립

연기자 수애는 ‘가면’에서 ‘도플갱어’로 1인2역 연기를 펼치고 있다. 도플갱어(doppelganger)는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똑같이 생긴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극중 가난한 백화점 직원 변지숙과 차기 대통령 후보의 딸 서은하를 연기하고 있다. 서은하가 세상을 떠난 뒤 변지숙의 삶을 대신 살면서 정체가 드러나지 않기 위해 벌이는 이야기다.

김현주도 1인2역 대열에 동참한다. 그는 8월 방송 예정인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에서 30년 만에 만난 쌍둥이 자매 역을 맡는다. 생김새만 똑같을 뿐 성격, 말투 등 모든 것이 다르다는 설정에 따라 극과 극을 오가는 연기에 기대를 모은다.

11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오는 이영애의 선택도 1인2역이다. 내년 초 방송하는 SBS ‘사임당 더 허스토리’에서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대학강사와 조선 신사임당을 동시에 연기한다. 사임당의 인생과 ‘미인도’에 얽힌 비밀을 타입슬립 장치를 통해 그린다. 역시 타입슬립을 이용한 1인2역은 김소은의 몫이다. 7월8일부터 방송하는 ‘밤을 걷는 선비’에서 조선시대 양반집 규수와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목숨을 내놓는 캐릭터를 그려간다.

이처럼 1인2역 캐릭터가 잇따라 드라마에 등장하는 것은 주인공의 운명을 극대화해 펼쳐냄으로써 더욱 극적인 상황을 풀어가기 위한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가면’ 관계자는 “생김새가 같은 한 인물이 극과 극을 오가며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내용이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기 좋다”고 말했다. 연기자들 역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수애는 “두 인물의 내면까지 잘 표현한다면 몰입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크로마키 기법을 아시나요?

그 촬영 기법도 진화하고 있다.

얼굴이 정면으로 보이지 않는 장면에서 주인공과 외모, 체격, 헤어스타일 등이 가장 비슷한 대역배우가 대신 연기하는 것은 고전적인 방식. 이제는 특수카메라, 컴퓨터그래픽(CG) 등을 이용해 정교한 표현이 가능해졌다.

KBS 2TV ‘후아유-학교2015’는 십수년을 떨어져 살았던 쌍둥이가 재회하는 장면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소현의 두 캐릭터가 나란히 앉아 서로를 쳐다보며 스킨십을 하는 모습이었다. 해당 장면은 김소현이 연기하는 두 캐릭터를 특수카메라로 각각 촬영한 후 편집하는 과정에서 CG로 합성했다. 촬영과 편집까지 많게는 10시간까지 걸린다.

크로마키 기법도 빼놓을 수 없다. 특수카메라 촬영이 여의치 않을 때 사용한다. 기상예보에 많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파란색 배경(블루스크린)을 뒤에 놓고 연기자를 촬영한 후 CG를 이용해 보여주고자 하는 화면에 합치는 방식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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