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치보다 뜨거운 ‘호남더비’…K리그 변화의 핵

입력 2015-06-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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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보다 ‘호남더비’가 더 뜨거웠다.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전남의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지만 치열했다. 전북 에두(왼쪽)와 전남 김평래가 볼을 다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닥공’·전남 ‘역습’·광주 ‘점유율’
호남라인 화끈한 축구로 상위권 질주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판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팀당 18경기씩 소화한 가운데 ‘호남라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전북현대, 전남 드래곤즈, 광주FC 등 호남 3개 팀이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 3개 팀의 경기는 스코어를 떠나 일방적 흐름이 없을 정도로 화끈하다. 울산현대, 포항 스틸러스 등 영남권 구단들이 정규리그 상위권을 줄곧 유지해온 과거와 조금 다른 양상이다.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전남의 18라운드 ‘호남 더비’도 90분 내내 뜨거운 접전으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FC서울-수원삼성의 ‘슈퍼매치’가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하는 ‘소문난 잔치’라면, 이날 2골씩 주고받는 난타전을 연출한 전북-전남전은 K리그의 새로운 흥행카드로 손색이 없었다. 전남은 정규리그 8라운드에서도 전북의 덜미를 낚아채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북의 22경기 연속무패 기록을 깨트린 바 있다.

순위표에서도 이러한 호남라인의 상승기류를 확인할 수 있다. 전북은 11승4무3패(승점 37)로 단독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다. 1.5군을 내세운 24일 FA컵 16강전에서 포항에 패해 조기 탈락했지만,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했다. 전남에 0-2로 끌려가다 2-2로 따라잡는 ‘1강’다운 특유의 저력을 과시했다. 전북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정규리그까지 동시에 평정하겠다는 부푼 꿈을 키우고 있다.

전북의 천적으로 떠오른 전남도 놀라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부담스러운 전주 원정에서 값진 승점 1을 따냈다. 최근 4경기 무패(3승1무)로 4위(7승6무5패·승점 27)다. 이대로라면 1차 목표로 삼은 상위스플릿(6위 이내) 진입이 충분히 가능하다.

챌린지(2부리그) 2위로 올 시즌 클래식에 진입한 광주는 주말 포항 원정에서 패해 5경기 무패(3승2무)의 상승세가 꺾이긴 했지만, 특유의 점유율 축구로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광주시의 하계유니버시아드 유치로 인해 홈·원정 스케줄이 몰려있는 상황에서도 기복이 심하지 않다. 한 수 위의 전력을 지닌 포항을 상대하면서도 6대4로 앞선 점유율을 보였다. 6승6무6패(승점 24)로 7위다.

K리그 한 관계자는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 전남은 ‘역습’, 광주는 ‘점유율’ 등 호남구단에는 확실한 팀 컬러가 있다. 올스타전(7월 17일·안산) 휴식기 이전에 소화할 4경기와 혹서기를 어떻게 버티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예상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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