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삼성-넥센전 우천 노게임의 희비

입력 2015-06-30 20:1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넥센 염경엽 감독-삼성 류중일 감독(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경기 전 류중일 감독 찾아간 염경엽 감독
허심탄회하게 선발투수 등판순서도 교환
경기 시작 후 날씨 급변…1회초 후 노게임
넥센, 선발투수 아쉬운데 피어밴드만 허비
삼성 김기태, 2년만에 잡은 선발 기회 놓쳐


30일 목동 경기를 앞두고 넥센 염경엽 감독은 삼성 류중일 감독의 방을 찾았다. 자신이 직접 탄 차 2잔을 들고 원정 감독실로 들어섰다. 류 감독은 SBS 이순철, KBS 이용철 해설위원과 환담을 나누던 중이었다. 염 감독은 들어오자마자 “내일모레는 투수가 없어 오늘은 꼭 이겨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두 감독은 이번 3연전 선발투수 등판순서도 알려주는 등 친했다.

지난 열흘간 선발투수 2명의 공백이 생겼던 삼성은 이날 김기태가 던지고 나면 로테이션이 정상으로 돌아간다. 최근 3군에서 한 차례 마운드에 오른 장원삼이 5일 대구 LG전에 선발등판한다. 류 감독은 이번 목동 3연전은 김기태~클로이드~피가로, 다음 대구 3연전은 윤성환~차우찬~장원삼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목동 3연전은 피어밴드~금민철~문성현의 순이라고 했다.

염 감독은 경기 전 스마트폰으로 기상청 애플리케이션을 보며 “비가 지나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흐린 하늘은 오후 6시30분 경기가 시작하기 전까지 변화가 없었다. 다른 구장에서 속속 우천순연 소식이 들려왔지만, 목동은 염 감독의 예상대로 비가 지나치는 듯했다.

1회초 삼성의 공격이 진행되는 도중 관중석에서 우산을 펴는 사람들이 보였다. 갈수록 빗방울이 굵어졌다. 삼성은 2사 후 연속안타로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1회초를 마치자마자 김풍기 주심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6시38분이었다. 이후 대기. 궂은 하늘을 바라보며 넥센 김기영 홍보팀장은 “우리 선발투수만 쓰고 말았다”며 입맛을 다셨다. 방송 화면에는 김기태의 얼굴이 계속 비쳤다. 2년 만에 선발등판 기회를 잡은 김기태는 지난주에도 이미 비로 선발등판 기회를 잃은 터였다. 2012년과 2013년 각각 한차례 선발로 나섰던 그에게는 오늘이 기회였다. 결국 7시8분 노게임이 선언됐다. 넥센은 선발투수를 써버려 아쉬웠고, 김기태는 날아간 기회 때문에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목동 l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