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살’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까지 이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이야기.
‘도둑들’의 열등감과 비열함을 지닌 도둑 ‘뽀빠이’부터 ‘신세계’에서 의리와 배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경찰 ‘이자성’, ‘관상’ 속 왕이 되려는 들끓는 야망을 가진 ‘수양대군’까지 작품마다 입체적인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발휘해온 배우 이정재. 그가 ‘암살’을 통해 두 얼굴의 임시정부대원 ‘염석진’으로 돌아왔다.
이정재가 맡은 ‘염석진’은 15년 간 뛰어난 활약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김구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경무국 대장. 그는 친일파 암살작전을 수행할 안옥윤, 속사포, 황덕삼을 직접 불러모은다. 빠른 판단력과 치밀한 전략으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지만 늘 다른 생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인물이다.
이정재는 “염석진을 깊이 이해하고 싶다는 욕심으로 내가 이렇게까지 지독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스로를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체중을 15kg 감량하고 48시간 동안 잠을 안 자면서 날카롭고 불안한 내면과 그의 위태로운 상황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이중적인 면모를 지닌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전했다.
‘도둑들’에 이어 ‘암살’에서도 이정재와 함께한 최동훈 감독은 “그는 영화를 찍는 동안 염석진 그 자체가 되어 살았다. 이정재가 보여준 영화에 대한 열정은 감독인 나에게도 큰 힘이 되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재는 ‘암살’에서 남다른 야망을 지닌 ‘염석진’ 캐릭터를 통해 냉철한 카리스마는 물론, 그 뒤에 숨겨진 불안과 긴장감 등 미묘한 감정 표현까지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영화는 22일 개봉 예정.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