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의 절친 악당들’ 류승범 “인생을 여행 중입니다”

입력 2015-07-09 18: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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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영화배우의 인터뷰 현장에는 배우뿐 아니라 소속사와 홍보사 그리고 제작사 등 수많은 관계자가 모인다. 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렇게 현장은 빠르고 바쁘게 돌아간다.

그러나 류승범의 경우는 달랐다. 평일 오후 향한 삼청동 카페에는 홍보사 대표와 배우만 있었다. 류승범은 막 짧은 낮잠을 마친 모습이었다. 선글라스에 눈빛이 가려졌지만 매우 편안해 보였다.

“프랑스에서 살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어요. 사는 환경도 만나는 사람들도 달라졌죠. 감정 기복이 적어지고 불평과 불만도 없어지더라고요. 이제는 편안한 상태가 됐어요.”

류승범은 3년 전 프랑스로 떠났다. 프랑스는 성향부터 말투까지 그의 모든 것을 바꿨다. 선배 연기자 한석규를 연상케 하는 낮은 목소리와 느린 말투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작품에서 보여준 날 것에 가까운 말투와 완전히 달랐다.

“소리의 양이나 높낮이 등을 신경 쓰면서 말하고 있어요. 프랑스 언론사 테러 당시 소리 말 글 같은 것들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말할 때 거추장스럽지는 않을지 노력하고 있어요. 좋게 말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류승범은 프랑스에서 어제와 같이 평범한 ‘매일’을 보냈다. 그러면서 평소 좋아하는 사색도 맘껏 즐겼다. 한국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다른 삶이었다. 그 동안 배우로서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기도 했다. 문득 미래가 불투명한 배우의 삶에 두려움을 느낄 때에는 이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했다. 류승범은 “어떤 두려움이 오든 싸워서 승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항상 이기는 편으로 나를 보내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프랑스에 정착한 것도 한국을 완전히 떠난 것도 아니다.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에 임할 때는 국내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를 한국으로 이끈 ‘나의 절친 악당들’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딱 한 가지 요소가 도드라진 건 아니었어요. 작품에 대한 호기심 캐릭터 글 안에 숨은 뜻 그리고 청춘 영화라는 것 정도요. 그리고 임상수 감독이 하고자 하는 말도 좋았어요. 그의 시선과 세계가 궁금하기도 했죠.”

류승범은 임상수 감독과의 호흡에 크게 만족한 듯 했다. 그는 “임 감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배우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언제 연이 될까 했는데 이번 기회에 만나서 좋았다. 작업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기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감독은 돌려서 얘기하지 않고 심플한 사람이다. 나 또한 임 감독과 비슷한 성향을 지녔다”고 공통점을 꼽았다.

‘쿵짝’이 맞는 두 사람이 만나니 촬영 분위기도 좋았다. 류승범이 “신나게 놀면서 재밌게 촬영했다”고 표현했을 정도였다.

“선배들에게 배운 점인데 한 사람이 너무 주도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은 빛을 잃을 수 있어요. 팀워크는 같이 이루는 것이니까요. 우리 영화에는 각 캐릭터의 매력이 십분 발휘됐어요. 다들 사랑스럽더라고요. 이들의 좋은 연기를 보면서 저도 좋은 자극을 받았죠.”

‘나의 절친 악당들’과 상반기를 보내고 이제 하반기를 맞은 류승범. “인생을 여행 중”이라는 그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

“여행을 계획 중인데 어디로 갈지는 모르겠어요. 생경한 곳으로 가고 싶어요. ‘나의 절친 악당들’ 속 대사처럼 ‘돈 쓰러 가야죠~’.”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이가영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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