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최강희 감독. 사진제공|전북현대
전북은 11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3-0의 완승을 거두고 선두를 굳게 지켰다. 올 시즌 전반기 주포로 활약한 에두의 허베이 종지(중국 2부리그) 이적, 에닝요와의 결별 등 어수선한 분위기와 강풍을 동반한 폭우를 딛고 얻은 승점 3이었기에 더욱 값졌다.
이렇듯 달콤한 승리를 챙긴 전북은 1박2일의 짧은 원정을 마치고 12일 제주도를 떠나려고 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반도 남부가 제9호 태풍 찬홈의 간접 영향권에 들면서 제주를 오가는 대부분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전북 선수단이 탑승하려던 광주행도 다르지 않았다. 구단 직원이 직접 제주공항을 찾아 대체 항공편을 구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른 아침 항공사로부터 결항을 통보 받은 전북 최강희 감독의 반응은 아주 간단했다. “푹 쉬고, 잘들 놀아!”
그래도 선수들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올스타전(17일·안산) 휴식기를 맞아 이미 12일부터 4일간 휴가가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본의 아니게 제주에서 하루치 휴가를 통째로 날린 것이다. 특히 가족과 모처럼 망중한을 즐기려던 기혼자들의 우울함이 극에 달했다는 후문이다. 구단 관계자는 “진짜 휴가 대신, 가짜 휴가를 얻었다. 각자 방에서 TV를 보며 쉬긴 쉬는데 분위기가 영 심상치 않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