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제 발등 찍은 ‘송민호와 쇼미더머니’

입력 2015-07-14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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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위너 송민호. 동아닷컴DB

그룹 위너 송민호 만의 문제가 아니다. 엠넷 ‘쇼미더머니4’ 제작진, 송민호의 랩을 듣고 환호했던 모든 사람들도 ‘언어폭력’의 가해자다.

문제가 된 랩은 송민호가 '쇼미더머니4' 3차 경연에서 선보인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부분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측이 성명을 발표하고 송민호와 YG엔터테인먼트, '쇼미니머니4'에 유감의 뜻과 함께 공식 사과를 요청하면서 논란은 폭발했다.


이에 대해 송민호는 위너 공식 페이스북에 "'쇼미더머니'라는 쟁쟁한 래퍼들과의 경쟁 프로그램 안에서 그들보다 더 자극적인 단어 선택과 가사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 거 같다. 한없이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전했다.

‘쇼미더머니4’ 측도 “방송 심의 규정과 시청자 정서를 고려해 방송을 제작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가사 논란과 같은 실수가 발생했다. 시청자분들께 불쾌감과 실망감을 드리게 된 점 사과드린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사전 심의에 더욱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엠넷 '쇼미더머니4' 프로듀서. 사진출처|CJ E&M


사고의 근본 원인은 송민호다. 애당초 문제가 된 랩 자체를 입밖에 내보내지 않았다면 3차 경연 승리가 논란으로 얼룩지지 않았을 것이다. 래퍼에게 랩은 평소 자신의 가치관을 대변하는 소통 수단이다. 실수 차원으로 논란을 대신하는 게 송민호에겐 오히려 독이 되는 이유다.

또 정말 송민호의 말처럼 이번 사고가 ‘이기기 위해 더 자극적인 단어를 선택’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면, '쇼미더머니4' 제작진이 여지를 차단했어야 했다. 제작진은 그동안 방송에 부적합한 단어, 표현을 ‘삐’ 처리해 왔다.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말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인지, 충분히 자극적이어서 이목을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동아닷컴에 “아무리 표현의 자유라고 해도 대상을 가려야 하고 상식적인 개념은 장착해야 한다”며 “랩에 욕설이 들어가는 건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다만 그 욕설의 대상이나 목적이 더 중요하다. 좀더 사회 현실에 대한 문제나 부조리에 대한 비판의식 같은 것들이 대상이 된다면 어느 정도의 분출구로서 욕설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 대상이 특정 성(性)이나 약자를 겨냥한다면 그건 그저 자극적인 말 폭력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표현의 자유와 그에 따른 폭력, 대중 힙합이든 아니든 경계해야한다. 송민호와 제작진은 이미 애매모호한 사과를 통해 제 발등을 찍었다. '아니면 말고' 식이 아닌 이와 유사한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한 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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