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듀오 ‘테이스티’ 한국 활동 종료 선언

입력 2015-07-17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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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듀오 테이스티.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소속사 협의 없이 독단적 선택 논란
중국 현지 브로커 유혹에 이탈 가속

그룹 엑소의 크리스, 루한, 타오 등 중국인 멤버들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SM)와 협의 없이 중국 활동을 시작한 데 이어 중국인 듀오 테이스티(대룡·소룡·사진)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테이스티 역시 소속사와 어떤 협의도 하지 않았다. 중국 출신 연예인을 보유한 기획사들은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나름의 예방법을 강구해왔지만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테이스티는 15일 웨이보를 통해 “8년에 걸친 한국 생활이 종료된 것을 알려드린다”며 중국 독자활동을 선언했다. 이들은 “회사와 협상할 수 없는 일이 많았고 긴 시간 고려해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 측은 “일방적 주장”이라며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중국 멤버들의 이탈은 현지 브로커들의 엄청난 영입 공세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기획사 관계자들은 말한다.

중국 연예계에는 한국처럼 연습생을 트레이닝하는 신인개발 시스템이 없다. 화제의 인물이 있으면 데려다 곧바로 데뷔시킨다. 한국에서 잘 훈련된 인기 높은 중국인들은 그래서 현지 브로커들의 주요 타깃이 된다. 실제로 엑소가 데뷔하고 중국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많은 브로커들이 멤버들에게 접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타국 생활의 외로움과 고된 연습에 힘들어하는 중국인 멤버들에게 접근해 막대한 금전 제공을 약속한다. “고향에서 많은 돈 받으며 편히 활동하라”는 강한 유혹이다.

전속계약 기간이 남아 있다 해도 이탈 멤버에 대한 법적 대응 역시 녹록치 않다. 소속사가 국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도 그 판결의 영향이 중국에까지 미칠 리 만무하다. 현지 소송의 경우에는 한국 기획사 측이 원하는 결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엑소의 이탈 멤버들에 대한 SM의 조치가 시선을 모은다. SM은 크리스, 루한을 상대로 현지 법원에 손해배상 등 소송을 제기했고, 레이와 에프엑스의 빅토리아 등 다른 멤버들에게는 1인 기획사 형식의 ‘공작실’을 만들어줘 자율적인 중국 활동을 보장해주는 ‘실험’도 하고 있다.

그 결과와 성과는 중국인 멤버가 포함된 많은 그룹의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 음반기획사 관계자는 “외양간을 아무리 고쳐도 소는 잃는다”고 말한다. 현재 미쓰에이, 피에스타, 유니크, 전설 등 중국인 멤버가 소속된 그룹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가운데 이탈 사태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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