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병사, 가혹행위 신고 후 자살기도… “구타 당했다”

입력 2015-07-20 13: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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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병사

해병대에서 선임병의 구타 등 가혹행위를 신고한 뒤 타 부대 전출을 요구한 병사가 은근한 보복에 시달리다 자살을 시도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해병대는 사건과 관련해 해병대사령부 차원에서 재수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20일 국가인권위원회와 피해 병사의 가족에 따르면 지난 5월 22일 경기도 김포의 모 부대에 배치된 A 일병(20)은 같은 달 24∼28일 다른 동료 두 명과 함께 선임병 3명으로부터 구타를 당했다.

이 병사는 마침 부대에 찾아온 민간인 상담사에게 철모로 머리를 얻어맞거나 넘어지면 발로 밟히는 등 구타를 당한 사실을 털어놔 폭행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부대는 헌병대 조사 뒤 가해 병사 3명을 다른 부대로 전출시킬 뿐 피해자들은 계속 부대에 남게 했다.

이후 A 일병은 6월 28일 생활관 3층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기도했다. 다리부터 떨어져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왼쪽 발을 크게 다쳤다.

A 일병의 가족들은 그가 부대에 남으면서 다른 선·후임병의 폭언과 괴롭힘, 무시하는 태도 등에 계속 시달린 것이 자살 시도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족들의 주장에 따르면, 선임병들은 A 일병이 자는 침상을 발로 차는가 하면 샤워실에서 나체 상태인 A 일병을 세워두고 폭언을 하기도 했다. 선임병들이 A 일병에게 경례 연습을 500번 이상 시키기도 했으며, 심지어 이병인 후임병들이 인사를 하지 않고 무시하는 등 이른바 ‘기수열외’도 있었다고 가족들은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부대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피해자들의 전출 요구를 들어주지 않다가 A 일병이 투신한 이후에야 부랴부랴 다른 피해자 한 명을 타부대로 전출했다.

이와 관련, 해병대 관계자는 “피해 병사 가족들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여러 문제 제기가 있는 만큼 사령부 차원에서 다시 수사키로 했다”고 말했다.

해병대 병사, 해병대 병사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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