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이종석 인감 위조’…연예계도 소문에 당했다

입력 2015-07-27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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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이종석. 사진제공|웰메이드 엔터테인먼트

‘현 소속사와 계약 끝난다’ 퍼지자 악용
위조 인감·계약서로 수억원 사기범행

최근 연예관계자 A씨가 한류스타 이종석(사진)의 인감을 위조해 그와 전속계약을 맺은 것처럼 속이고 수억 원을 챙긴 사건(스포츠동아 24일자 단독보도)이 연예계에서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다. A씨가 챙긴 금액이 8억 원에 이르고 연예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기 때문이다.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가수 매니저 출신 A씨(46)는 위조한 이종석의 전속계약서를 근거로 한 유명 매니지먼트사와 대형 드라마제작사로부터 각각 5억원과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24일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이를 두고 연예계에서는 ‘연예계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당할 수 있느냐’며 의아해하는 한편, 일부는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다.

‘연예계 베테랑’들이 순진하게 당했던 건 ‘소문’ 때문이었다. ‘올해 이종석이 현 소속사와 계약이 끝난다’는 소문이 연예가에 퍼지자, A씨는 그 같은 범행을 생각해냈다.

대개 톱스타급 연예인들의 전속기간이 끝날 즈음이 되면 기획사들 사이에서는 영입경쟁이 물밑에서 벌어진다. 해당 톱스타도 현재 기획사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게 되면, 비밀리에 다른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을 접촉한다.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던 A씨는 톱스타를 영입하려는 이들의 바람을 이용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올해 4월 유명 드라마제작사와 연예 매니지먼트 관계자를 만나 “내가 이종석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며 위조한 인감과 전속계약서 등을 보여줬다. A씨는 전속계약서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연예인 표준계약서를 응용해 쉽게 위조했고, 이종석 명의로 은행계좌도 만들었다. A씨가 위조한 이종석의 인감은 실제 이종석의 인감과 한자(漢字)가 달랐지만, 이를 알아채는 사람은 없었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이종석의 인감을 보여주면서 “이종석의 전속계약이 끝날 때까지 비밀로 해달라”라고 했고, 피해자들은 곧이곧대로 믿었다.

이종석의 소속사 웰메이드 예당 측은 26일 “사건에 대해 빨리 인지해서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면서 “이종석의 국내외 인기가 남달라 벌어진 일이다. 작은 일이라고 해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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