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류승완 감독은 가장 죽이 잘 맞는 사람”

입력 2015-07-27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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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정민은 “관객이 돈 아깝다고 느끼지 않는 영화, 관객 눈높이에 맞는 영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8월5일 개봉하는 ‘베테랑’은 황정민의 이런 각오가 고스란히 담긴 영화다. 스포츠동아DB

■ 영화 ‘베테랑’의 서도철 형사

‘부당거래’ 이어 류감독과 두번째 의기투합
‘나의 1순위’ 관객이 즐길만한 통쾌한 영화


“요즘 뉴스 보면 짜증나지 않나. 속이 뻥 뚫릴 일도 없다. 스트레스 확 풀리는 영화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베테랑’을 완성했다.”

배우 황정민(45)은 자신만만했다. 어떤 공격이 와도 거뜬히 막아낼 태세다. 그 자신감은 8월5일 개봉하는 ‘베테랑’(제작 외유내강)에서 나오는 듯 했다. 개봉 전 열린 시사회를 통해 영화는 ‘쿨하다’ ‘통쾌하다’는 명쾌한 반응을 얻고 있다.

“예술지향적인 영화도 중요하지만 ‘베테랑’처럼 관객의 구미에 맞춰 서로 즐길만한 오락영화도 재미있지 않나. 영화는 여러 사람이 모여 하는 일이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우리끼리 즐기면서 우당탕탕 해보자고, 힘을 모아 시작한 영화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후퇴를 모르는 광역수사대 형사와 악법을 일삼는 대기업 3세의 대결이다. “마음껏 싸움하려고 형사 됐다”는 말을 듣는 극중 황정민은 돈과 권력으로 자신을 막으려는 재벌3세 유아인을 물고 끝까지 놓지 않는다. 형사의 질주는 호쾌하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까지 막을 기세다.

“나에게 완벽한 영화다. 아쉬움은 없다.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으면 애초에 선택도 안했다. 미친 듯이 했다. 후회 없다.”

조연으로 참여한 오달수와 천호진, 진경까지 적재적소에서 제몫을 해낸 배우들의 합은 ‘베테랑’의 무한질주를 가능케 한 또 다른 힘이다.

“배우들이 각자의 그래프를 만들고 그게 모여 큰 파도를 만든 것 같다. 나의 파트너인 오팀장 역은 무조건 오달수 형이 맡아야 한다고 했다. ‘국제시장’에 이어 또 하니까 식상하다는 의견, 동의할 수 없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황정민은 주인공 형사와 실제 자신의 성격이 “거의 같다”고 했다. “고집스러운 직업의식, 마누라에게 등짝 맞는 것까지 똑같다. 하하! ‘돈 없어도 창피하게 살지 말자’는 대사도 내 얘기다. 관객이 돈 내고 보는 영화다. 그 돈 아깝지 않아야 한다.”

황정민은 “영화는 판타지 아니냐”고도 했다.

“나에게 1순위는 관객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만 보여주는 건 강매다. 개인적으로 ‘부당거래’처럼 어두운 영화가 좋다. 그렇지만 젊은 관객은 어둡고 무거운 영화 원치 않는다.”

올해 초 ‘국제시장’으로 1400만 관객을 동원한 황정민은 그 흥행의 분위기를 ‘베테랑’으로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12월에는 뮤지컬 무대에도 오른다. 1∼2년에 한 번씩 잊지 않고 뮤지컬을 소화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영화가 완벽하게 감독의 예술이라면 무대에서는 배우가 두 시간 동안 거침없이 놀 수 있다. 무대 위에서만큼은 날 귀찮게 하는 사람도 없다.”

류승완 감독과는 ‘부당거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작업이다. 벌써 세 번째 만남도 예정돼 있다. 일본의 조선인 강제 징용 이야기를 그린 ‘군함도’를 함께 만들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의 계획은 ‘베테랑’ 흥행 결과로 달라질 수 있다. 황정민은 공개적으로 ‘베테랑2’ 제작을 제안했다.

“더 나이 들면 액션도 힘들다. ‘군함도’보다 ‘베테랑2’를 먼저 하자고 감독을 설득 중이다. 하하!”

계속 류승완 감독과의 작업을 고집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내 영화 인생에서 뗄 수 없는 사람이다. 가장 죽이 잘 맞는 사람!”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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