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여름방학 드라마 ‘사춘기’ 큰 반향

입력 2015-07-28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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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7월 28일

각종 학원을 오가느라 마음껏 쉴 틈 없는 아이들에게 ‘신나는 여름방학’은 옛말이 됐다. ‘중2병’에 걸리기라도 하면 방학은 아이들에게나 부모들에게나 곤혹스럽기만 하다. 그 고민을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자칫 사춘기 성장의 아픔은 더욱 커질지 모른다. 그래서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일은 만만치 않다.

1994년 오늘, MBC 드라마 ‘사춘기’가 여름방학 특집 5부작으로 주인공들이 여름방학 여행을 하며 겪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전거 여행기 ‘동행’을 비롯해 환경오염 문제를 다룬 ‘산지기와 백로’, 따스한 세상의 ‘간이역’, 라디오 프로그램의 여름캠프 이야기 ‘음악캠프’가 이어졌다. 탄광촌을 찾아 이웃의 아픔을 살핀 ‘검은산 검은강’이 그 마지막을 장식했다.

드라마 ‘사춘기’는 학교생활과 우정, 풋풋한 사랑, 가족 등 중2년생들이 겪는 이야기다. 1993년 4월 방송을 시작한 드라마는 주인공 동민과 그 가족이 사는 강원도 춘천을 배경 삼아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그렸다. 공부엔 딱히 취미가 없어도 친구들 사이에 우정과 사려가 깊은 동민이 자라나면서 겪는 소소한 세상살이의 모습을 온전히 담아냈다.

1994년 6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16회 프리주네국제청소년방송제 청소년픽션 부문 3위, 한국방송대상 우수작품상, 방송담당 기자 선정 좋은 프로그램 및 시청자 추천 좋은 프로그램 1위 등은 ‘사춘기’가 전한 감동과 공감의 깊이가 넓고 컸음을 말해준다.

장용우 PD가 연출한 드라마에서는 실제로도 중2년생이었던, 이제는 어엿한 성인 연기자가 된 정준(사진)이 동민을 연기했다. 장덕수, 조명식, 이정호 등 동민의 친구들은 실명 그대로 출연했다. 주현과 선우은숙이 동민 누나 역의 이진아 등과 함께 가족으로 현실의 이야기를 펼쳐냈다. 1995년엔 아이들이 중학교를 졸업해 서재경, 김민정, 김용건, 김영애 등이 1996년 8월 종영까지 새롭게 출연했다.

“그래! 내가 아는 인생은 14년 동안 보고 느껴온 것, 아직은 그 정도뿐인 것 같다.”

드라마 속에 등장한 대사이다. 채 자라나지 못한, 그래서 더 앞날을 기대해야 하는 아이들의 눈을 맞추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자신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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