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연기자들 중국 진출 러시…한류와 한탕 사이

입력 2015-07-29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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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연기자 비-그룹 위너의 남태현-걸그룹 달샤벳의 지율과 아영(왼쪽상단 시계방향으로). 동아닷컴DB

현지 진출 가속화…국내 드라마 구인난도
단발성 수익보다 지속적 스킨십 우선해야

“중국드라마 스케줄 때문에 출연이 힘들 것 같아요.“

하반기에 방송될 드라마의 출연진을 섭외 중인 한 캐스팅 디렉터는 최근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드라마에 어울리는 얼굴을 찾고 있지만 거듭 ‘퇴짜’를 맞고 있다. 이유는 모두 ‘중국 작품 출연’이다.

중국발 한류열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연기자들의 현지 진출 움직임도 활발하다. 연기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작품에 출연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다.

가수 겸 연기자 비는 22일 중국 절강TV 드라마 ‘캐럿 연인’으로 팬들을 만나고 있다. 60억원을 웃도는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건은 웹드라마 ‘노사만상호’, 남궁민은 영화 ‘월색유인’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강지환은 한중 합작영화 ‘천강대가’ 촬영에 한창이다. 이들 모두 국내 드라마 주인공을 도맡던 이들로 영역을 중국으로까지 확대한 경우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 역시 줄을 잇고 있다. 위너의 남태현은 한중 합작드라마 ‘검은 달빛 아래서’, 애프터스쿨 나나는 후난TV ‘상애천사천년’, 달샤벳의 지율과 아영은 중국 포털사이트 텐센트가 제작하는 웹드라마 ‘요택’으로 현지 공략에 나선다. 중국 자체 제작 드라마와 영화를 비롯해 한중 합작, 웹드라마 등 매체도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그동안 스타들이 중국 팬미팅 등 ‘행사’로 현지 팬들의 사랑에 보답했다면 최근에는 작품에 출연해 팬들과 직접 교류하는 적극성을 띄고 있다. 그 배경에는 국내 인지도에 비해 높은 출연료와 사전제작, 촬영 시간 준수 등 환경적인 요인도 깔려 있다. 일부 스타들에게만 국한됐던 중국 진출은 이제 주조연급으로 확대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한류열풍이 가져온 현지 진출 가속화는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좀 더 편한 환경에서 대우 받으며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중국 활동에만 목을 매는 일부 연기자들의 편향된 행보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 캐스팅 디렉터는 “기획사에 작품 출연을 문의하면 절반 이상이 중국 활동을 이유로 거절 의사를 밝힌다”면서 “중국으로 눈을 돌리면서 국내 작품을 등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에이전시 관계자는 “중국을 아직까지 ‘한탕주의 무대’로 보는 경향이 남아 있다. 지속적인 스킨십이 아닌 단발적인 수익만을 보고 현지 시장에 뛰어들면 인기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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