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장원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장원삼도 잠실만 오면 강해진다. 31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6승째(8패)를 거뒀다. 지난 5월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6.2이닝 1실점(비자책)한 뒤로 8경기 만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잠실이란 점이 눈에 띈다.
장원삼은 올 시즌 유독 장타 허용이 많았다. 30일까지 피홈런 19개로 팀 동료 차우찬(21개)에 이어 이 부문 2위였다. 홈런은 한꺼번에 많은 점수를 내줄 위험성이 있다. 장원삼은 대량실점하며 무너지는 날이 많았다. 이날 등판 전까지 방어율이 7.36에 이를 정도였다.
장원삼은 지난 2013년에도 피홈런 2위(21개)에 오른 바 있다. 2013년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리며 ‘홀수해 징크스’에서 벗어나나 싶었지만, 홈런 부문에 있어선 여전히 취약했다.
땅볼/뜬공 비율을 보면 알 수 있다. 장원삼은 전형적인 ‘뜬공 투수’다. 올 시즌 땅볼/뜬공 비율은 0.69. 삼성에서 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살펴보면, 0.66-0.57-0.71-0.73-0.86으로 항상 1.0 미만이었다.
장원삼은 구장 규모가 클 때 더 위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는 투수다. 이날 그는 초반부터 타선의 득점지원을 받으면서 편안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6회까지 무실점한 장원삼은 7회 1사 2루서 오재원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지만, 고영민의 안타로 계속된 1,3루 위기에서 국해성과 최재훈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스스로 위기를 넘겼다.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제대로 활용하는 장원삼 특유의 피칭이 빛났다.
삼성은 이날 시즌 11번째 선발전원안타를 기록하면서, 11-4로 대승을 거뒀다. 역대 한 시즌 최다 선발전원안타는 1994년 LG의 10회였는데, 삼성이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장원삼도 드넓은 잠실구장을 배경삼아 역투로 보답했다. 개인 통산 1000탈삼진 기록은 덤이었다. 또한 삼성은 이날 승리로 KBO 최초로 팀 통산 2300승을 달성했다.
경기 후 장원삼은 “오늘 직구 볼끝에 힘이 있다고 느껴서 과감히 승부를 했고, 바깥쪽 승부가 잘 됐다”며 “잠실구장은 아무래도 규모가 크기 때문에 마운드에 오르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몇 승이라고 목표를 얘기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나갈 때마다 다 이긴다는 각오로 던지겠다”고 덧붙였다.
잠실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