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지소연 “첫 트로피·팀 첫 우승…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기쁘다”

입력 2015-08-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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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레이디스 지소연(앞줄 맨 왼쪽)이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FA컵 우승 세리머니에서 기뻐하고 있다. 지소연은 노츠카운티 레이디스와 결승전에서 전반 37분 결승골을 터뜨려 1-0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FA컵 결승골…현지 언론 인터뷰 쇄도
“다음 목표는 지난 시즌 놓친 리그 우승”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이 잉글랜드 진출 후 첫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소연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노츠카운티 레이디스와의 여자 FA컵 결승전에서 전반 37분 결승골을 터뜨려 1-0 승리를 이끌었다. 첼시 레이디스는 창단 후 첫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잉글랜드 축구성지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역사적 장면을 연출한 주인공이 지소연이라 더 뜻 깊었다.

잉글랜드 내에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던 여자축구는 2015캐나다여자월드컵 효과로 빛을 보고 있다. FA컵 결승전에 3만710명의 관중이 몰렸다. 여자 FA컵 결승전 역대 최다관중 신기록이었다. 전국적으로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관중수도 팀당 평균 2∼3배가 늘었다. 지난달 28일 첼시 레이디스 홈경기에서는 1857명이 경기장을 찾아 홈경기 최다관중을 기록했다.

첼시 레이디스는 서서히 공격력을 높인 끝에 선제골을 잡아냈다. 스피드가 좋은 잉글랜드 대표 에니올라 알루코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가다 전반 37분 지소연의 발끝에서 결승골이 터졌다. 문전으로 쇄도하다 알루코의 패스를 받은 지소연은 상대 수비에 둘러싸여 잠시 볼을 놓쳤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왼발슛으로 상대 골문을 열었다. 지소연은 두 팔을 벌리고 뛰어가는 세리머니를 펼친 뒤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는 알루코가 차지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지소연의 몫이었다. TV중계카메라는 우승 세리머니 내내 지소연만 쫓아다녔다. 사진 기자들도 지소연을 향해 렌즈를 돌렸다. 지소연은 그라운드를 돌며 한인 팬들과 첼시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경기 후 취재구역인 믹스트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스카이스포츠, BBC 등 방송사 뿐 아니라 모든 매체가 지소연 인터뷰를 요청했다. 첼시 레이디스에서 한때 지소연과 함께 뛴 잉글랜드 대표 로라 바셋(노츠카운티)은 “지소연의 능력을 잘 안다. 특별한 선수고, 그런 선수와 한 경기에 뛴 걸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소연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기쁘다. 첫 트로피고 팀에게도 창단 후 첫 우승이기 때문이다. 모든 선수들이 첫 우승을 간절하게 바랐다. 서로 의지하며 함께 만들어 낸 결과다. 얼마 전까지 감기로 고생했는데 아팠던 게 모두 날아갔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알루코가 좋은 찬스를 많이 만들어줬다. 반드시 득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함께 이룬 결과여서 의미가 깊다”고 덧붙였다.

한국 여자대표팀이 동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중국에 1-0으로 승리한 소식을 들었다는 지소연은 “FA컵 결승전 전반전을 마치고 잠시 대표팀 경기 결과만 확인했다. 대표팀도 이겨서 좋고, 모두에게 자랑스럽고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지난 시즌 슈퍼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쳐 이번에는 꼭 정상에 서고 싶다. 현재 리그 3위지만 경기가 많이 남았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다음 목표를 공개했다.

런던 | 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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