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광복 50주년 특집 방송 잇따라

입력 2015-08-13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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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8월 13일

15일, 광복 70주년을 맞는다. 정부는 물론 사회 각 분야에서 이를 경축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다채로운 무대를 펼친다. 하지만 역사와 침략전쟁의 ‘가해자’ 일본은 여전히 그 지나간 참혹의 시대를 제대로 기억하지 않으려 한다. 나아가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현 정권은 집단자위권을 핵심으로 한 11개 안보 관련 법안의 제·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침략의 과거는 애써 망각한 채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14일 아베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가 어떤 내용을 담을지 주목되지만 극우를 향한 일본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광복 50주년을 맞던 1995년 오늘, KBS는 1TV를 통해 특집 다큐멘터리 ‘일본을 다시 본다’를 방송했다. 당시 KBS 전주총국이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는 일본 극우세력과 제국주의적 야욕의 뿌리를 일왕에 대한 숭배에서 찾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다.

프로그램은 일제가 1940년 고대 일왕들의 신궁으로 활용하려 짓다 만 충남 부여 부소산의 지하비밀통로를 공개하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제작한 김명성 기자는 “우리에게 일왕은 일제의 패망과 역사 속으로 사라진 존재이지만 일본에서는 살아있는 신이다”면서 “극우세력이 한사코 침략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도 그것이 곧 전쟁을 명령했던 일왕에 대한 비판이자 거부라고 믿기 때문이다”고 말했다.(1995년 8월11일자 한겨레신문)

이와 함께 이 즈음 일본 극우세력의 움직임을 정면으로 다룬 특집 프로그램이 잇따랐다.

SBS는 15일 특집극 ‘국화와 칼’(사진)을 선보였다. 연기자 변우민, 강리나가 주연한 드라마는 일본 극우주의자 살해사건에 연루된 재일동포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 나선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렸다. 변호사가 극우세력의 테러로 비극을 맞으며 일본의 우경화를 경고했다.

KBS 1TV ‘일요스페셜’은 20일 ‘패전 50년, 거꾸로 가는 일본 우익’편을 방송했다. 제작진은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등을 인터뷰했다. 당시 연출자 임세형 PD는 “아무도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했다”고 밝혔다.(위 보도 인용)

그 20년 후인 이달 12일, 현재 살아있는 12명의 일본 역대 총리 가운데 무라야마 도미이치, 간 나오토 등 5명이 아베 정권의 안보 관련 법안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나카소네 야스히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등 7명은 이에 동참하지 않았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진실이 아니길. 적어도 일제 식민의 아픔을 겪은 우리에게는 말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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