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1000만] 숨은 ‘미다스의 손’ 누구?

입력 2015-08-14 07:0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기철 작가-류성희 미술감독(오른쪽). 사진제공|케이퍼필름

일제강점기 시나리오·무대장치 호평

‘암살’의 1000만 관객 흥행 배경에는 ‘숨은 미다스의 손’의 역할도 컸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출자 최동훈 감독과 합심해 1930년대 일제강점기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완성한 숨은 주역은 시나리오를 집필한 이기철 작가와 류성희 미술감독이다. 이들은 ‘암살’이 다룬 엄혹한 시대의 아픔을 효과적으로 표현했고, 그 역량은 1000만 관객 성공으로 이어졌다.

이기철 작가는 ‘도둑들’에 이어 ‘암살’에도 최동훈 감독과 함께 공동 각본가로 활약했다. 최 감독과는 한국영화아카데미 1998년 입학 동기이기도 하다. 졸업 뒤 몇몇 영화의 연출부 생활도 함께 했던 이들은 ‘도둑들’부터 공동 각본가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최 감독은 이 작가를 두고 “가장 냉정한 나의 검열자”라고 평했다. 두 사람은 시나리오를 함께 쓸 때는 엄청난 양의 대화를 나눈다. ‘도둑들’로 처음 작업하면서 촬영장 헌팅을 함께 다녔고, ‘암살’ 집필 때는 부산에 작업실을 마련해 함께 했다.

류성희 미술감독의 활약도 지나치기 어렵다. 관객을 실제 일제강점기로 몰아넣는 듯한 환상을 심어주는 영화 속 다양한 미술적 장치는 모두 그의 기획에서 나왔다. 가상의 공간에서 시대적 인물을 연기한 전지현마저 “연기나 영화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완벽한 세트에 빨려 들어갔다”고 표현할 정도다.

류 미술감독은 올해 1월 1000만 관객을 모은 ‘국제시장’의 미술도 전담했다. 그보다 앞서 ‘변호인’도 맡았다. 이번 ‘암살’의 흥행까지 더해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현대사를 아우르는 한국영화의 대표작이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한 셈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