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1000만①] 하정우, 데뷔 17년 만에 1000만 배우…롤러코스터 인생

입력 2015-08-15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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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정우. 사진|시네마서비스·동아닷컴DB

1998년 갓 스물을 넘긴 신인 연기자 김성훈. 당시 그는 찰나의 순간 얼굴 반만 담긴 아이스크림 광고를 통해 데뷔했다. 4년 후 영화 ‘마들렌’(2002)에서는 신민아의 전 남자친구 준호를 연기했다. 조인성과 신민아의 로맨스를 그린 이 작품에서 김성훈의 존재감은 병풍에 가까웠다.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던 그가 데뷔 17년 만에 ‘1000만 배우’가 됐다. 김성훈이 대체 누구냐고? 이제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배우 하정우의 본명이다.

데뷔 이후 하정우는 충무로에서 쉬지 않고 소처럼 일했다. 그 결과 ‘추격자’(507만)를 비롯해 ‘국가대표’(848만) ‘베를린’(716만) ‘더 테러 라이브’(558만) 등 많은 흥행작을 일궈냈다. 그는 배우뿐 아니라 연출의 영역에도 발을 들였다. 첫 연출작 ‘롤러코스터’ 그리고 연출과 출연을 동시에 한 ‘허삼관’ 등을 통해 감독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두 작품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흥행에 참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인생은 롤러코스터 같다’고 했던가. 잠시 메가폰을 내려놓은 하정우는 1000만 대열에 합류하면서 배우로서 다시 정점을 찍었다. 고생 끝에 그에게 낙을 안겨준 ‘1000만 영화’는 ‘암살’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 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의 운명을 그린 이 작품은 15일 개봉 25일 만에 1000만 명을 돌파했다.

하정우는 극 중 돈만 주면 국적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든지 처리해주는 상하이의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을 연기했다. 그는 전지현 이정재 오달수 조진웅 이경영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단연 절대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작은 역할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온 17년의 내공의 덕이었다. 더불어 하정우는 전지현과의 로맨스 라인까지 감각적으로 살렸다. 전공인 남성미에 로맨틱하고 낭만적인 감성을 더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로맨스를 그렸다.

‘허삼관’으로 울었다가 ‘암살’로 활짝 웃은 하정우의 다음 작품은 ‘아가씨’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는 영국작가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1930년대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옮긴 작품. 거액의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그의 후견인인 이모부 그리고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사기꾼 백작과 그에게 고용된 소매치기 소녀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하정우가 연기할 매력적인 사기꾼 ‘백작’은 내년에 확인할 수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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